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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직원은 부엌에만…" 낯부끄러운 자화상

<앵커>

'색안경' 한국에서 살고있는 외국인 이주민을 볼 때 부끄럽지만, 우리 대부분이 끼고 있는 안경입니다. 백인과 유색 인종을 대할 때는 심지어 각각 다른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기도 하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벌써 170만 명을 넘어섰고, 피부색을 떠나서 이미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쓰고 있는 이 색안경을 벗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채희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빠 왔어.]  

아프리카 콩고 출신인 욤비 씨는 정치적인 이유로 한국에 망명한 뒤 지난 2008년에 난민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어, 안녕하세요. 잘 지내요? 밥 먹었어?) 네, 잘 지내요. 밥 먹고 다시 들어가고 있어요.]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걸 계기로 욤비 씨는 교수님이 됐고, 아이들도 꽤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공장을 전전하던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절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욤비/광주대학교 자율융복합과 교수 : 한국 공장에서 한국 사람들 인권 있어요. 외국인들 인권 없어요. 정말 없어요.]  

욤비 씨 같은 경우도 있지만, 이주민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차별이 심각한 나라입니다.

[최아립/방글라데시 : 어디 가면 '어느 공장에서 일해?' (이렇게 물어요.) 제 직장이 은행이라고 말씀드리면, 외국인인데 어떻게 은행 다니세요.]  

특히 피부색과 출신 국가에 따른 차별은 심각합니다.

[귀욤/프랑스 : 이태원 식당에서 일할 때 (손님 눈에 안 띄는) 부엌에서만 흑인 직원들이 일했어요. (손님이 드나드는) 곳에서는 흑인 직원 못 봤어요.]

[이택광/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경제주의적인 편견과 결합이 되어가지고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 대한 어떤 기본적인 편견들, 이런 것들이 한국에 있는 인종주의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가난한 나라 출신 이주민들에겐 범죄 수준의 갑질도 서슴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칸/방글라데시 : 많이 맞아요. 많이 맞은 사람도 많이 있어. 돈(월급) 달라고 가니까, 그것도 '왜 왔어?'라며 나무몽둥이 들고 와요.] 

이런 낯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 속에 욤비 씨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교수 일자리 만들어줬어요, 한국에서요. 고맙습니다. 총장님뿐만 아니라 한국사람들에게. 이 사회에 문제 생기면, 힘든 일, 좋은 일, 우리 같이해야 해요.]

(영상취재 : 신준수·홍종수·양두원,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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