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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IS 내부 조회수 경쟁, 화형보다 끔찍한 일 생길 수도"

대담 : 김영미 국제분쟁지역전문PD

▷ 한수진/사회자:

참수도 모자라서 화형까지, IS의 잔혹함에 전 세계가 분노하고 있습니다. 요르단 정부는 화형에 대한 복수로 테러범 2명에 대해서 사형을 집행하기도 했는데요. 분쟁 지역 전문 김영미 피디 연결해서 관련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 피디님, 나와 계십니까? 

▶ 김영미/국제분쟁지역 피디

안녕하십니까. 김영미 피디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충격이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어요. 하필이면 왜 이렇게 잔혹한, 화형이라는 방식을 택했을까요? 

▶ 김영미/국제분쟁지역 피디

정말 끔찍한데요. 이게 IS 입장에서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영상에도 등장하지만 미군의 공습에 의해서 불타 죽는 어린이 시신, 그런 것들을 연상케 하는 것이 '우리 사람들을 불태웠으니까 우리도 적들을 불 태운다' 이러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런 식의 선택을 해서 아마 화형을 집행한 것 같고요.

또 하나의 의미는 이들이 지향하는 바가 정통 칼리프 시대로 돌아가는 걸로 말하는 건데요. 칼리프 시대에 그런 기록들이 있어요. 적을 화형 시키는, 그럼으로써 자기네는 '정통 칼리프 사람들이다. 이슬람 법을 정통으로 지키는 사람들이다'라는 것들을 과시하려는 그런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겁을 주려는 목적도 있지 않을까요? 

▶ 김영미/국제분쟁지역 피디

IS는 충격적이고 쇼킹할수록 전 세계 뉴스의 초점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자신들이 건재하다, 존재성을 과시하는 그런 면에서도 공포의 수위를 계속 높여갈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IS의 입장에서는 요르단 조종사의 화형 동영상 유포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을까요? 

▶ 김영미/국제분쟁지역 피디

처음부터 인질극 자체가, 패를 모두 IS가 쥐고 있었고요. 그리고 요르단 중위가 화형당할 당시가 한 달 전이라고 알려졌는데, 그때는 이 인질극이 시작도 안 할 때였거든요. 그래서 이게 처음부터 IS에 의해 기획된 것이다, 그렇게 볼 수도 있고요. 아니면 한 달 전이 아니라 며칠 전에 죽었어도 ‘너희들이 우리들의 기획 인질극에 놀아났다’라는 조롱의 의미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IS가 워낙 잔혹한 테러 활동을 하다 보니까 요즘에는 알카에다가 오히려 좀 온건하다는 그런 느낌까지 받게 돼요? 

▶ 김영미/국제분쟁지역 피디

예. 이제 뉴스도 안 되는 거죠. IS의 충격적인 동영상이나 선전전, 이런 것들에 밀려서, 그리고 알카에다가 전혀 조용한 건 아닙니다, 사실은. 예멘 등지에서도 여전히 폭탄 사고도 있고, 여러 군데에서 각종 사고가 있는데요. IS에 밀려서 뉴스도 안 되는 거죠. IS는 점점 더 이런 충격적인 걸 계속 내놔서 선전전을 함으로써 자기가 국제뉴스의 주체이고 절대 만만치 않다는 것들을 계속 보이는 거죠.
IS 화형된 요르단

▷ 한수진/사회자:

오늘 들어온 외신에는 “화형을 해도 된다”는 내용의 이슬람 율법 해석을 제작해서 배포했다, “신앙심이 없는 자는 산채로 태워 죽이는 게 허용된다”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하네요. 어떻습니까, 앞으로 화형보다 어떻게 보면 더 끔찍한 방식으로 인명살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보세요? 

▶ 김영미/국제분쟁지역 피디

현재 이라크 북부 쪽하고 시라크 북부 쪽이 IS의 점령지역인데요. 보면 중앙 정부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런 식으로 명령이 내려오는 게 아니라, 각자 그 지부에서 수많은 군벌들이 IS를 추종하는 세력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경쟁적으로 이런 충격적인 선전전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심지어는 그 내부 안에서 서로 조회수 경쟁까지 붙었다, 그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IS가 앞으로도 계속 이런 선전전을 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잔인하게, 조금 더 충격적으로, 마치 막장 드라마처럼, 남들보다, 세상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충격적인 것들을 만들어 냄으로써, 더 많은 끔찍한 일들을 벌일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조회수 경쟁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요. 이게 말이 화형이죠, 같은 인간으로서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가 있습니까? 한 마디로 ‘반인륜적’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지금 화형에 처해진 요르단 공군 중위도 그렇고, 주황색 옷을 입고 있잖아요? 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고토 씨도 마찬가지이고. 여기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김영미/국제분쟁지역 피디

네, 주황색 옷은 그 전에 미국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테러범들을 수용할 때 입혔던 옷이거든요. 그래서 이것도 마찬가지로 ‘당신들이 이렇게 했으니까 우리도 이렇게 한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거든요. 인질을 참수하기 전에 나온 영상에 주황색 옷이라는 것들이 자기네들의 힘을 미국과 같이 동등하다, 라는 입장을 보이는 심리적인 이유도 있어요. 그래서 이런 심리전에도 굉장히 신경을 쓰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르단 정부가 화형에 대한 복수로 테러범 두 명에 대한 화형을 집행했는데요. 이 가운데 한 명인 알리샤위라는 사람은 IS 1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알려졌죠?

▶ 김영미/국제분쟁지역 피디

네, IS의 전신인 이라크 지부 알카에다의, 알자르카위의 측근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건 옛날 얘기이고요. 지금은 IS하고 알카에다하고 서로 라이벌 관계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알리샤위는 알카에다 쪽이지 IS하고 전혀 상관이 없거든요. 그래서 요르단 정부가 보복으로 사형을 했어도 IS 입장에서는 잃을 게 없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것들도 알리샤위도 선전전으로 이용하기 위한 한 도구였을 뿐이지, 그들이 진짜 진정성으로 자신들이 데려오고 싶었던 그런 사람은 아니었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IS가 알리샤위를 꼭 빼내려고 했던 것도 아니다, 하는 말씀이시네요? 

▶ 김영미/국제분쟁지역 피디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IS와 인질교환이 이루어진 적이 있긴 있습니까? 

▶ 김영미/국제분쟁지역 피디

사실 시리아 쪽에서 인질이 됐다가 풀려난 경우가 암암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프랑스나 유럽 쪽에서 온 사람들 중에 풀려난 적도 있는데, 돈을 주고 협상해서 풀려난 건지, 아니면 어떤 테러범을 풀어줬는지 그 부분들은 전부 물밑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실제로 알 수가 없어요. 

그러니 일단 아까 말씀하신 주황색 옷을 입고 나타난 순간부터는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죠. 전 세계가 다 알아버리니까. 그래서 우리가 추측하건대, 아주 거물급은 아니어도 이런 사례가 종종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해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 세계적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문제는 딱히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서 저희가 김우식 특파원 리포트도 들었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상당히 압박을 받고 고민이 깊어가는 것 같아요.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하다고 보세요? 

▶ 김영미/국제분쟁지역 피디

이번 이 인질극 같은 경우는 요르단 정부와 일본 정부를 뒤흔들었는데요. 이들이 다 미국의 우방국들이거든요. 그리고 이번 IS 격퇴 작전에도 돈이라든지 아니면 요르단 같은 경우는 직접 자기네 군사력까지 지원을 했던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두 우방국을 흔듦으로써 가장 최종적으로 압박하는 존재는 미국이거든요.

그래서 미국 입장에서는 지금 이 상황을, 우방국들이 계속 흔들리고 있는 이 상황을 타개할 어떤 카드가 필요한 거죠. 심지어는 아랍에미리트도 처음에는 전투기를 지원을 했었는데, 마즈 중위가 작년 12월 24일 생포된 이후부터는 전투기 지원조차 안 하고 있다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계속 가게 됐을 때는 굉장히 불리한, 미국으로서 불리한 상황이 되고요. 

또 IS가 계속 저런 잔인한 선전전을 통해서 국제적인 비난과 이걸 해결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기 때문에 결국은 IS가 격퇴되려면 지상전까지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금 현실이거든요. 그래서 이게 오바마 대통령 대에 갈 것인지, 아니면 그 다음 정권에서 할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상전에 대한 목소리는 계속 높아갈 거라고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앞서 IS에 희생당한 일본인 고토 씨 같은 경우에는 김영미 피디님 개인적으로 더더욱 남다르게 느껴졌을 것 같은데요. 고토 씨도 그렇고 고토 씨 유족들이 하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참 숙연하게 만들고 있죠? 

▶ 김영미/국제분쟁지역 피디

네, 저도 같은 프리랜서 피디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서로 가슴 아프게 생각을 하고요.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일하면서 저희 같은 사람들은 예측을 하거든요. 

고토 씨 같은 경우는 시리아에 대한 정보가 너무 안 나오기 때문에 사실 IS에 대한 대책들을 전 세계가 하기가 힘든 것도 있거든요. 그래서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시리아 내부로 들어갔고, 본인이 그런 걸 다 예감을 했기 때문에 들어가기 전에 납치보험도 들었고 유서와 비슷한 동영상도 남기고 들어갔기 때문에 언론인으로서 최선을 다했고.

저는 그 분의 가족들도 그런 부분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그렇게 생각을 해서 같은 언론으로서 굉장히 깊은 슬픔도 느끼고 명복을 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분쟁지역전문 김영미 PD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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