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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바친 '곤충 사랑'…50년 만의 이별

<앵커>  

한 개인 수집가가 50년 가까이 모은 희귀 곤충 표본 2천 점을 국가에 기증했습니다.

평생 친구였고, 또 가족이었던 곤충 표본을 내놓은 사연, 김영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마리도 보기 힘든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가 액자 속에 모여 있습니다.

길이 11.4cm, 국내에서 가장 큰 성충과 함께 국내에 단 하나뿐인 애벌레 표본도 있습니다.

홍승표 씨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50년 가까이 직접 채집한 것들입니다.

[홍승표/곤충 수집가 : 누나 방학숙제로 곤충채집을 나갔어요 처음에. 잡다 보니까 푹 빠졌어요 나도.]

수입차 한 대에 3~400만 원 하던 시절, 750만 원을 주고 구입한 나비도 있습니다.

[프랑스 사람한테 칠십몇 년에 샀는데 (정확한 연도는) 잊어버렸어요.]

그렇게 모은 곤충들로 작은 집은 가득 찼습니다.

그 사이 홍 씨는 결혼할 새도 없이 쉰여덟이 됐습니다.

[(편찮으신 건 언제부턴가요?) 3년 전요. (어떤 병이신 거죠?) 중풍이요.]

평생 친구였고 가족이었고 애인이었던 희귀 곤충 표본 2천여 점과 홍 씨는 오늘(4일) 아쉬운 이별을 했습니다.

한 수집가가 부르는 대로 값을 쳐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뿌리쳤습니다.

[여러 사람이 봤으면 좋겠어요. 그뿐이에요.]

문화재청은 홍 씨가 직접 쓴 원고로 책을 발간하는 한편, 홍 씨의 기증품을 모아 조만간 특별전도 열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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