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상명하복' 군대문화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단어입니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군대를 다녀오는 우리나라의 직장에서는 유난히 '상명하복'의 상하관계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많죠. 그러다 보니까 직장 동료라기보다는 갑을 관계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랫사람에 대한 인격 모독이나 폭언, 그리고 심지어는 폭행까지 이뤄지는 배경에는 이런 뿌리 깊은 직장 내 군대 문화가 숨어 있습니다. 군대 문화를 넘어선 직장 내 배려는 그렇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요?
장훈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tvN 드라마 '미생' : 너 이리로 와 넌 뭐했어. 일들을 이따위로 하면서 봉급을 받아가!]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드라마 속 이 직장 상사의 모습에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했습니다.
[대기업 직장인/어젯밤 서울 동작구 : (군대 문화라는 게 정의가 뭘까?) 상명하복이 핵심 아니야? 까라면 깐다. (개인 희생이 따라야 한다. 윗사람의 말이면 맞다고 볼 수밖에 없는…) 맞지 않아도 어느 지점이 되면 포기하는 거지.]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라는 논리도 사생활을 인정하지 않는 군대식 조직 문화의 산물입니다.
[허모 씨/대기업에서 교사로 이직 : 내가 술 먹으러 온 게 아닌데 일을 하러 온 건데. 가고 싶지 않은 자리도 당연히 가야 하는 것으로 지시하니까, 가면 술 먹을 텐데…]
아랫사람은 다른 아랫사람에게 또 다른 갑질을 반복하기 십상입니다.
[막내 일을 했는데 그다음 막내가 왔을 때 내가 했던 일을 안 하면 짜증 나겠지.]
[김호기/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군대식 조직 문화가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낼지 모르겠습니다만 장기적으로는 소통을 가로막고 효율성을 약화시키는.]
이 회사 직원들은 나이나 직급에 관계없이 서로를 님이라고 부릅니다.
사장이나 임원의 사무실도 따로 없습니다.
[이은아/구글 코리아 광고영업본부 : 즐거운 분위기에서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오히려 생각 못했었던 해결책들이 많이 나오는 걸 느끼고 있거든요.]
상사와 부하가 함께 일하는 동료라는 인식이 직장 내 배려의 출발점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김경연, VJ : 도진택, 화면제공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