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막아주리라 믿은 조선말 면 갑옷, 실제론 탈진만

국립중앙박물관이 중·근세관 조선실 개편에 따라 19세기 말 조선군인이 착용한 방어용 면 갑옷인 '면갑'을 상설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면갑은 면 30겹으로 이뤄졌으며 주인은 공군옥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면갑 안쪽에 그의 이름을 먹물로 썼습니다.

면갑은 목둘레는 둥글고 앞길이가 길며 뒷길이는 짧은 형태입니다.

왼쪽 어깨는 솔기 없이 한 장으로 연결되며 착용을 위해 오른쪽 어깨를 텄습니다.

소매와 깃이 없고 옆선은 모두 튼 상태이며, 옆에 달린 고름을 매 착용했습니다.

앞길이 82.5cm, 뒷길이 75cm, 두께 1.5cm, 무게는 5.5kg.

6개 문양이 검은색으로 날인됐습니다.

이런 면갑은 외국 신식 소총의 총탄 방어용으로 개발됐습니다.

하지만 면갑은 조총 탄알을 막을 수 있었으나 신식 소총에는 소용이 없었습니다.

1871년 6월 신미양요 때 강화도 전투에서 최신식 무기로 무장한 미군들에 비해 조선군은 이런 면갑만을 입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면갑은 한여름 더운 날씨에 군인들을 탈진 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금가루로 쓴 대학장구 와 조선국왕이 중국 청나라 황제에게 보낸 외교문서인 표문 두 점도 선보입니다.

이들 표문은 각각 1827년(순조 27)과 1852년(철종 3)에 청 황제에게 보낸 것으로, 한자를 먼저 쓰고 끝에 만주어를 함께 썼습니다.

표문에 찍은 도장 역시 한자와 만주어를 함께 사용했습니다.

푸른 종이에 금가루로 쓴 대학장구는 불교 사경 방식을 본뜬 책입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