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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기준금리 인하…"'신흥국 통화전쟁'도 개막"

호주중앙은행(RBA)이 3일 기준금리 인하 단행에 나서며 아시아의 통화 경쟁도 더 격화될 전망이다.

RBA는 이날 정례 회의를 열고 연 2.5%였던 기준금리를 18개월 만에 0.25% 포인트 낮은 연 2.25%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연초 글로벌 통화정책이 뚜렷하게 완화 기조를 띠는 가운데 호주 금리 인하로 환율전쟁이 신흥국까지 번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초 통화 완화는 유럽 쪽에서 두드러지는 모양새였다.

유럽중앙은행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1조1천4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했고, 이를 앞두고 스위스, 덴마크, 루마니아 등과 같은 비유로존 국가들도 잇따라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급락하는 유로화 가치에 자국 통화만 절상되는 것을 방어하려는 조치들이 경쟁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움직임이 신흥국으로 번지고 있다.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은 지난달 28일 예정에 없던 통화완화 정책을 발표하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자국 통화의 절상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통화완화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 러시아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달러화 대비 유로화 및 약세 전망,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위험 증가, 성장 둔화 등에 대처하려고 유럽뿐 아니라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한국은행은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하며 현 2.0%인 기준금리가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는 데에 충분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금 유출이 우려되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며 "당장 2월 금리 인하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향후 시중금리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국은 이미 지난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한데다가 한은과 정부 모두 금리 인하에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역외의 기대가 다소 과하다는 느낌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의 고민과는 별개로 여러 신흥국 중앙은행은 여전히 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성장률 둔화 우려가 큰 중국이 추가 완화 정책을 쓸 것이란 전망이 많은 가운데 대만이나 필리핀, 태국 등과 같은 나라도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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