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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배우자 몰래 비자금' 도와주는 통장?

<앵커>

전국에 계시는 남편 여러분 혹시 비자금 관리 하십니까? 예전에는 책 속이라든지 장롱 위라든지 좀 원시적인 방법으로 관리들 하셨는데, 예전에 돈 많은 사람들은 스위스 계좌에다가 관리한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요즘은 우리나라 계좌에 넣어 놨는데 다른 사람이 절대 조회할 수 없는 게 있다고 합니다. 진짜인가요. 김범주 기자?

<기자>

네, 있습니다. 이게 얼마 전에 인구보건복지협회라는 데서 이런 조사를 했어요.

집안 돈 관리는 누가 하느냐, 그랬더니 남편이 하는 집은 13%밖에 안 됐고요.

부인이 47%, 같이 관리한다가 29%, 돈 구경 못 하는 남자분들이 한 80% 가깝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비밀 통장 있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이게 소문이 원래 있었어요. 그런데 소문이 많이 퍼지고 있는 거죠.

<앵커>

아니, 저는 무슨 개인정보유출 이런 얘기가 많으니까 보안 강화를 위해서 만들어진 건 줄 알았더니 뒷주머니 용도이네요. 만들기가 쉽나요?

<기자>

만들기는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옛날 생각 하시면 돼요. 옛날엔 그냥 동네 지점 가서 도장 찍어서 통장 만들고 거래를 거기서 했었잖아요.

그거랑 같이 통장 연 지점에서만 잔고 확인하고 돈 뽑고 할 수 있는 겁니다. 남이 인터넷에서 확인이 안 돼요.

보통 공동계좌면 공인인증서를 부인이 갖고 있어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이렇게 다 볼 수 있는데, 이 통장은 저렇게 통장으로만 종이로만 확인이 가능합니다. 접근이 잘 안 되죠.

[김 모 씨/'비밀계좌' 보유 직장인 : 아내 모르게 쓸 수 있는 돈을 모아요. 보너스라든가 급여 일부를 여기로 이체받는다든가….]

여담인데 저런 인터뷰 해주실 분 찾는 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위험 무릅쓰고 인터뷰해주셔서 참 감사한 데, 알음알음으로 해서 회사 동료나 친구나 이런 통장 써, 이런 얘기 하면 소문이 많이 나서 가입 통장 수가 2년 사이에 지금 50% 정도가 늘었어요.

그런데 남자만 만드냐, 아까 13%는 남자가 또 관리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여자분들도, 3분의 1은 여자들이 만들어요.

비자금은 남자나 여자나 필요한 공간이니까 이거 보고 "당신도 있는 것 아냐?" 이렇게 따지실 수도 있는데, 넘어가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앵커>

아니, 넘어가라고 하실 거였으면 이렇게 언론에서 떠들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다 얘기해놓고 "넘어가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는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런 점이 있긴 한데요.

일반 직장인들이 비밀통장 만들었다고 해서 거기에 대단한 금액 넣지도 못합니다.

은행 이야기도 보통 만들면 몇백 정도, 이거 혼자 쓰려고 모으겠어요.

그리고 또 자기 돈 조금 이렇게 모이는 게 일할 맛도 나고 동기부여도 되죠. 눈치껏 좀 넘어가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다음은 도로명 주소 요즘 쓰고 있는데 이게 이름을 바꿀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집값 때문에 바꾸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주민 절반 이상만 동의를 해주면 바꿀 수가 있어요.

그런데 문제가 된 데가 어디냐면 잠실에 한 아파트인데, 이 아파트 앞, 뒤 길이 하나는 석촌호수 길이고, 하나는 잠실로가 지나가는데, 그동안은 이 뒤쪽 석촌호로 몇 번지 이걸 가지고 주소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걸 지금 요청을 해서 뒷길 이름을 따서 이름을 잠실로로 바꿔달라고 한 겁니다.

이 아파트에 모두 2천600 정도 가구가 사는데 무려 2천 가구 넘게, 4분의 3이 찬성해서 최근에 결국, 이 아파트 주소가 잠실로로 이름이 바뀌었어요.

<앵커>

저는 개인적으로 잠실로보다 석촌호수로가 더 이름도 예쁘고 듣기도 좋은데요.

<기자>

특히 예전에는 석촌호수라는 이름이 붙는 게 훨씬 더 좋았어요.

조망되잖아요.

밤에 반짝반짝하고 그러니까, "우리는 호수 조망이 된다" 해서 비쌌는데, 아시다시피 이 동네에 최근에 문제가 좀 있습니다.

제2 롯데월드랑 묶이면서 주변에 길이 구멍이 나고, 이런 일이 발생 하니까, 석촌호수 그러면 "구멍나?" 이런 이미지가 생기니까 이게 돈이 별로 안 될 것 같다고 해서 이름을 그냥 잠실로로 바꾼 거죠.

그런데 이렇게 앞 뒷길 이름을 바꾼 정도가 아니고 아예 길 이름을 바꿔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당 같은 경우에는 야탑동 쪽에 야탑남로라는 도로가 있는데 이건 판교로로 이름을 아예 바꿔버렸고, 강남 대치동 쪽도 남부순환로로 주소가 바뀌니까 민원을 넣어서 삼성로, 이렇게 해야 좀 강남구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이렇게 이름 바뀐 동네가 200곳이 넘고요.

아직 100곳 정도는 주민들이 이름을 바꿔 달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런닝맨 이름표도 아니고 이름을 뗐다 붙였다 하는 게 그다지 좋아 보이지만은 않아요.

<앵커>

이렇게 되면 너도나도 더 좋은 이름으로 바꾸려고 할 테니까 좀 적절한 규제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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