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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김진현 "경기 중엔 '두리야! 들어와' 반말, 뒤끝 없어요"

* 대담 : 골키퍼 김진현 선수

▷ 한수진/사회자:

축구에서 골키퍼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찬사는 뭐가 있을까요? ‘김진현이 막지 못한다면 누구도 막지 못한다’ 지난 토요일 호주와의 결승전이 끝나고 어느 팬이 남긴 말입니다. 이번 아시안컵 경기를 쭉 보신 분들이라면 과장이라고 말씀 못하시겠지요? 우승만큼이나 빛난 준우승을 만든 한국 축구 대표팀의 수문장, 김진현 선수 연결돼 있습니다. 김진현 선수 안녕하세요?
 
▶ 김진현 선수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먼저 수고하셨다는 말씀, 그리고 거의 한 달 동안 덕분에 즐거웠다는 말씀, 고맙다는 말씀.. 참 많은 말씀 청취자 분들을 대신해서 전하고 싶네요.
 
▶ 김진현 선수

예. 정말 한 달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고요. 또 우승을 하지 못한 부분에서 좀 많이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아쉬움은 남는다고요. 결승전 끝나고 잠은 잘 주무셨어요?
 
▶ 김진현 선수

아뇨. 진짜 잠도 못 자고 계속 진 거에 패배한 거에 좀 많이 분해가지고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럼 몇 시에 주무신 거예요?
 
▶ 김진현 선수

그냥 못 자고 그냥 바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 김진현 선수
네.
 
▷ 한수진/사회자:

한 잠도 못 주무셨어요?
 
▶ 김진현 선수

네.
 
▷ 한수진/사회자:

그 정도로 분하고 아쉬우셨군요.
 
▶ 김진현 선수

네.
 
▷ 한수진/사회자:

아니 뭐 다른 것도 그렇다 치고 베스트 골키퍼 상, 김진현 선수가 아니고 호주 선수가 받았더라고요. 그건 아쉽지 않으셨어요? 

▶ 김진현 선수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쉽긴 했는데요. 그래도 호주 골키퍼가 또 워낙에 능력 있는 골키퍼이다 보니까 그 선수가 받아도 제가 더 발전하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저희는 많이 아쉽더라고요. 아니 아시아축구연맹이 운영하는 유투브 채널 봐도 토너먼트 8개 팀 골키퍼들 선방 장면 편집돼서 올라와 있던데요. 혹시 보셨어요?
 
▶ 김진현 선수

아뇨. 잘 못 봤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8개 팀 골키퍼들의 선방 장면이 모두 13개 장면인데 그 중에 김진현 선수 장면이 몇 개나 올라왔을 것 같아요?
 
▶ 김진현 선수

하나. 두 개?
 
▷ 한수진/사회자:

아유 왜 이렇게 스스로한테 박하세요. 4개나 올라왔거든요.
 
▶ 김진현 선수

아 정말요?

▷ 한수진/사회자:

예. 그래서 저희는 당연히 베스트 골키퍼 상은 받으시겠구나 했는데 참 아쉽더라고요. 그 정도로 이번에 활약이 대단하셨던데요.
 
▶ 김진현 선수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인터뷰 보니까 ‘호주전 실점이 내 탓이다’ 이렇게 자책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 김진현 선수

네네. 그런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이 먹었다기보다는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막을 수도 있는 공이었기 때문에 제가 좀 많이 실수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본인의 실수다 자꾸만 그렇게 자책감이 드신다는 거군요. 저희는 전혀 또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 잘하셨고요. 근데 어때요, 이번에 보니까 수비진들에 보면 곽태휘, 차두리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있었잖아요. 사실 골키퍼면 수비진들에게 소리도 좀 꽥꽥 지르고 그렇게 지시도 하고 하던데요. 좀 부담스럽진 않으셨어요?
 
▶ 김진현 선수

게임장에서는 태휘형이나 두리형이 최고참이긴 하지만 그래도 경기장 안에서는 선후배라기보다는 한 팀 일원으로서 하기 때문에 그렇게 부담감이라기보다는 정말 그냥 한 선수로서 저희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반말도 하고..
 
▷ 한수진/사회자:

반말도 그냥 해요?
 
▶ 김진현 선수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럼 어떻게.. ‘두리형’ 이 정도는 하나요? ‘두리야’? 어떻게 하세요? 

▶ 김진현 선수

예. 그냥 바로 ‘두리야’ 가죠. 바로.
 
▷ 한수진/사회자:

바로 ‘두리야’로 가요? 그래요?
 
▶ 김진현 선수

‘두리 들어와’, ‘두리 나가’
 
▷ 한수진/사회자:

아 그래요? ‘두리 들어와’, ‘두리 나가’. 그럼 차두리 선수는 괜찮아요? 그러면?
 
▶ 김진현 선수

예. 경기장에서는 형들도 그런 걸 다 이해하고 하시니까.
 
▷ 한수진/사회자:

전혀 뒤끝도 없이.
 
▶ 김진현 선수

네네. 저도 나이가 있는 편인데 밑에 뛰는 후배들도 저한테 막 반말하면서 욕도 섞어가면서 막 뭐라고 해요. 그 정도로, 이제 팀이기 때문에.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어쨌든 팀 분위기는 좋았네요.
 
▶ 김진현 선수

네. 정말 최고였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아. 이번에 팀 분위기가 최고였다?
 
▶ 김진현 선수

예. 제가 여태까지 축구 생활하면서 이번만큼은 정말 하나로 잘 뭉쳐졌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특히 이번에 그렇게 팀이 잘 뭉쳐질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 김진현 선수

두리형이 일단 팀의 분위기메이커였고 또 최고참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분위기메이커가 되기는 쉽지 않은데 최고참이 그렇게 팀을 많이 생각하면서 하나로 만들려고 하는 그런 모습들이 이제 저희로서는 후배들한테는 많이 두리형의 모습을 보고 오로지 팀만 생각해야 되겠구나라고 많이 생각이 든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정신적으로 정말 잘 이끌어줬군요.
 
▶ 김진현 선수

네.
 
▷ 한수진/사회자:

어때요, 결승전에서 연장전 들어가기 전에 그때는 서로 어떤 말들을 좀 나눴나요?
 
▶ 김진현 선수

연장전 들어갈 때는 진짜 그냥 거의 후반전 루스 타임에 골이 들어가고 나서 이제 끝나고 나서 연장전 들어가기 때문에 ‘이거는 무조건 이겨야 된다. 지금은 승리밖에 없다’ . 그런 말을 했던 선수도 그렇고 대기하던 선수들도 다 같이 ‘꼭 이기자’ 이 한 마디만 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이기자. 우린 이길 수 있다. 그땐 또 특히 분위기가 좋았으니까 말이죠. 얼마나 극적인 상황이에요.
 
▶ 김진현 선수

‘이길 수 있다’가 아니었어요. 정말 ‘이기자’.
 
▷ 한수진/사회자:

정말 그 말밖에는 없었군요. 그 상황에서는.
 
▶ 김진현 선수

네. 정말 간절했던 것 같아요. 모두가.
 
▷ 한수진/사회자:

그 정도로 간절하게 바라고요. 정말 잘 싸웠습니다.
 
▶ 김진현 선수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특히 김진현 선수 ‘슈틸리케 호의 최고의 수확이다’ 이렇게 표현을 하고 있는데요. 슈틸리케 감독 부임한다고 발표됐을 때 아시안컵 주전 골키퍼가 될 것이다 이런 예상 하셨어요? 

▶ 김진현 선수

아뇨. 전혀 못했죠. 감독님 부임되시기 전에 저는 신태용 코치님이 대신 감독 대행으로 계셨을 때 뭐랄까. 좀 큰 실수도 있었고 해서 저는 좀 마음을 좀 놨었어요. 대표팀은 이제 저와 인연이 없겠구나라고.

근데 감독님 다시 오시고 나서 다시 기회가 주어졌을 때는 아시안컵, 경기에 나가고 이런 것보다는 제가 좀 더 집중해서 더 잘해야 되겠구나,라는 생각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런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이번 아시안컵에도 게임에 나갈 수 있지 않았나,라고 생각해요.
 
▷ 한수진/사회자:

예 그렇군요. 슈틸리케 감독이 원석을 찾기 위해서 열심히 다니셨다 이런 얘기도 있었어요. 혹시 슈틸리케 감독님이 김진현 선수 J리그 경기도 직접 보러 왔습니까?
 
▶ 김진현 선수

제가 보기에는 한 번도 안 오셨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한 번도 안 오셨어요?
 
▶ 김진현 선수

예.
 
▷ 한수진/사회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중용을 해 주셨군요.
 
▶ 김진현 선수

믿음감에 많이 보답을 못해가지고 좀 죄송하네요.
 
▷ 한수진/사회자:

뭘 죄송하기는요. 잘하셨다니까요, 자 지금 호주에서 무실점 선방을 계속하는 사이 한국에서는요, 김 선수의 무릎연골 제거 수술이 화제가 됐었어요. 이거 들으셨어요? 

▶ 김진현 선수

네. 기사로 한 번 본 적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사로도 직접 보셨어요? 근데 사실 이야기 안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요. 다친 이야기라.. 그래도 좀 여쭤봐야겠습니다. 그 기사를 보고 정말 마음이 찡했거든요. 그걸 극복하고 골키퍼 하려면 정말 엄청난 훈련과 노력을 해야 됐을 것 같아서요.
 
▶ 김진현 선수

모르겠어요. 저는 일단 해야 되겠다는 마음밖에 없어가지고 아프고 이런 것보다는 정말 제가 간절한 마음으로 축구를 계속 하고 싶었기 때문에..
 
▷ 한수진/사회자:

현재 소속이 세레소 오사카인데요. 국내 골키퍼 중에서는 해외 진출 2호라면서요?
 
▶ 김진현 선수

네.
 
▷ 한수진/사회자:

J리그 선수시라서 만약 일본과 경기가 있었으면 훨씬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하는 얘기도 있었어요. 혹시 일본과의 일전을 내심 기다리진 않으셨어요?
 
▶ 김진현 선수

솔직히 말하면 반반. 반반이었어요. 반신반의했는데 저랑 같이 팀에서 같이 했던 선수들도 여러 명 있었고 하다 보니까 제 강점도 알 테고 약점도 알 테고, 그런 게 다 드러나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하면 정말 경기력이 좋든가 완전히 안 좋든가 둘 중에 하나였을 것 같은데요.

솔직히 말하면 그 선수들은 지금 J리그를 통해서 좀 더 큰 무대로 가서 지금 더 좋은 선수가 돼 있는데, 그런 선수들과 같이 저도 해가지고 그런 선수들 공을 막으면서 저도 좀 더 성장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일본 선수들한테도.
 
▷ 한수진/사회자:

보란 듯이 보여주고 싶은 그런 생각도 있으셨군요.
 
▶ 김진현 선수

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이번 아시안컵 이후에 김진현 선수에게도 러브콜이 쏟아질 거다 이런 예상들이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 김진현 선수

예. (웃음)
 
▷ 한수진/사회자:

아니 왜 그렇게 웃으세요. 본인도 좀 그렇게 기대하고 계시죠? 그런 생각하고 계시지 않으세요?
 
▶ 김진현 선수

기대는 항상 하고 있어요. 언제든지. 꼭 좀 더 좋은 무대로 가고 싶고 발전하고 싶다는 많은 생각을 하는데..
 
▷ 한수진/사회자:

아마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은데요.
 
▶ 김진현 선수

꼭 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저희도 꼭 보고 싶습니다. 유럽에 진출하는 한국 골키퍼의 모습도 참 보고 싶은데 말인데요. 이런 목표도 본인도 갖고 계시는 거죠, 분명히?
 
▶ 김진현 선수

예. 골키퍼라면 누구든지 유럽을 가고 싶다는 마음은 다들 있을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예. 그 꿈이 반드시 이뤄지리라고 저희가 믿고 있습니다.
 
▶ 김진현 선수

예.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아마 그때도 도 저희가 인터뷰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 김진현 선수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누가 그러던데요. 슈틸리케의 가장 무서운 점,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4개월 만에 바뀐 대표팀,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할 지 그리고 김진현 선수의 선방, 어디까지 이어질지 저희가 기대해보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김진현 선수

예.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김진현 선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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