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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도서관 큰불…희귀사료 등 200만 권 이상 훼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중세 슬라브어 문헌 등 희귀 자료를 소장한 도서관에 화재가 발생해 장서 200만 권 이상이 훼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러시아 소방당국은 모스크바 남서부 나히몹스키 거리에 있는 과학아카데미 산하 '사회과학학술정보연구소' 도서관에서 그제 밤 화재가 발생해 어제 자정쯤 가까스로 진압됐다고 밝혔습니다.

불은 3층 건물인 도서관의 2층에서 시작해 곧바로 번져 2천 제곱미터 면적을 태웠습니다.

당국은 소방관 200여 명과 소방차 60대 이상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지만 결국 도서관 지붕 일부가 붕괴했다고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불기을 잡기까지 25시간 넘게 걸렸으며 화재의 원인은 아직 불분명한 상탭니다.

도서 소장실은 큰 피해를 보진 않았고 인명 피해도 없었지만, 진화 과정에서 뿌린 물이 소장실로 흘러들면서 상당수 도서와 자료들이 훼손됐습니다.

수사 당국은 당초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뒀으나 초기 조사 결과 방화 흔적을 발견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은 도서관 내부 전기 공급 시설의 누전으로 불이 난 것으로 일단 추정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원장 블라디미르 포르토프는 현지 언론에 "소장 도서의 약 15%가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며 "도서관엔 다른 곳에선 찾을 수 없는 희귀 자료들도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습니다.

이번 화재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를 떠올릴 만큼 충격적이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사회주의 혁명 직후인 1918년 지은 1만2천㎡ 규모의 이 도서관은 인문 사회 분야에서 최대 규모로 러시아 주요 도서관 중 한 곳입니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사료 100만 건을 포함해 모두 1천만 건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도서 수로는 1천400만권이 넘습니다.

16세기 희귀 슬라브어 기록뿐 아니라 19세기~20세기 초 희귀 도서, 국제연맹·유엔· 유네스코 문서, 미국·영국·이탈리아 의회 보고서 등도 보관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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