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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중단 위기 학생에 귀 기울이니…학교 적응 늘어

학업 중단 위기에 놓인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도운 제주의 한 어촌 고교 교사의 이야기가 교육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제주한림공업고등학교 김선미(33·여) 교사.

서귀포시·제주시교육지원청에서 학업중단 예방 업무를 담당했던 김 교사는 지난 2012년 한림공고에 부임했다.

한림공고는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 인근에 있다.

경제활동의 많은 부분이 바다에서 이뤄지는 지역이라 학생 중에서는 부모의 돌봄을 충분히 받지 못해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인터넷 중독, 정체성 불안 등의 양상을 보이다 학업 중단에 이르는 사례가 많았다.

이를 지켜본 김 교사는 학생들이 학업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돕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어떤 방법으로든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교사는 교사와 학부모, 지역인사, 동창회, 상담교사 등으로 구성된 1인 1사랑 나눔 멘토 지원단을 꾸려 학업중단 위기의 학생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을 스스럼없이 털어놓도록 정기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함께 문화체험활동도 즐기는 '속닥데이'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했다.

교육청과 경찰서, 동사무소, 제주청소년일시쉼터, 연강정신병원 등 각종 기관과 연계해 상담, 사회안전망 구축, 진로체험활동, 기초생활수급 지원 등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무단결석을 5일 이상 하는 등 자퇴 징후가 보이는 학생, 재입학한 뒤 학교 적응력을 키울 필요가 있는 학생 등을 선정해 7∼8명씩 그룹을 만들어 집단 상담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일주일에 1번씩 자연치료, 문화체험, 성격유형검사 등 7회에 걸쳐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이들 학생은 학교적응 척도 검사 점수가 76점에서 110점으로 크게 오르는 등 학교생활에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는 상담자원봉사자와 상담교사, 창의적 체험활동 교사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학교 부적응 예방교육인 '해피 아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지난 6월에는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길거리 상담'을 진행해 학교 밖 청소년과 학업중단 위기에 놓인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학업 중단을 고민하는 이유나 필요한 도움을 파악했다.

학생들의 자아존중감을 키우기 위해 만 15세 이상 사람들이 성년을 맞이하는 의식 행사인 전통관계례를 실시한 것을 비롯해 전문 상담교사가 학업 중단 고위험군 학생들과 상담이나 문화체험 활동을 하는 '속닥데이', 마라톤 집단상담, 가정방문 상담활동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한림공고에서는 지난해 학업중단 학생 수가 전년과 비교해 78.9%나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씨는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다음달 6일 교육부가 주최한 제1회 학업중단 예방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받는다.

김 교사는 "학업을 중단하려는 아이들이 학교로 복귀한 것만으로도 보람차고 뿌듯했는데 상까지 받게돼 더욱 기쁘다"며 "학업중단 학생이 줄어든 것은 저만의 공이 아니라 우리 학교의 모든 선생님, 상담소 관계자 등 모두가 함께 이룬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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