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래터 FIFA 회장, 5선 출마…후보자 등록 완료

제프 블래터 FIFA 국제축구연맹 회장이 5선에 도전합니다.

AP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블래터 회장이 우리시간으로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인 30일 오전 8시까지 FIFA 선거 후보자 등록을 완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블래터 회장을 비롯해 제롬 상파뉴 전 FIFA 국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 미카엘 판프라흐 네덜란드 축구협회장, 포르투갈의 축구 영웅 루이스 피구, 프랑스 대표 출신 다비드 지놀라 등 6명이 회장직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중 지놀라는 후보 등록 요건인 5개 회원국으로부터의 추천을 받지 못해 출마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선거는 오는 5월 29일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열리는 제65회 총회에서 치러집니다.

그러나 벌써부터 현 회장인 블래터 회장의 5선이 '떼놓은 당상'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AP는 "블래터가 후보 등록을 완료한 가운데 다른 굵직한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역시 "그를 사랑하든 혐오하든 블래터의 승리가 유력해 보인다"고 판세를 분석했습니다.

블래터는 추진력이 강하다는 호평보다는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나온 각종 비리 의혹으로 FIFA를 금권으로 타락시킨 주범이라는 악평을 더 많이 듣고 있습니다.

블래터 회장은 31일 한국과 호주의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이 열리는 시드니를 찾아 선거 운동을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블래터 회장의 대항마로 가장 유력한 인물은 후세인 왕자입니다.

그는 FIFA와 대립각을 세우는 유럽축구연맹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이번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던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이 후세인 왕자를 지지하고 있다고 ESPN은 전했습니다.

후세인 왕자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비리 의혹을 조사한 '가르시아 보고서'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가장 크게 낸 인사입니다.

상파뉴 전 국장은 과거 블래터 회장 밑에서 일한 바 있어 후보로서의 '선명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블래터 회장 개인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라고 논평한 바 있습니다.

판프라흐 회장은 명문 클럽 아약스를 이끄는 등 탄탄한 경력을 쌓아온 데 비해 유럽 축구계에서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ESPN은 "블래터를 낙마시켜야 한다는 목표를 위해 판프라흐가 출마한 것이라면 '자살골'을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표를 분산시키는 결과만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깜짝 후보' 피구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표를 공략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으나 일천한 행정가 경력에 비춰볼 때 블래터 회장의 대항마가 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그리고 지놀라는 베팅 업체에서 후원을 받아 출마하기로 해 화제를 모았으나 현재 선거 운동 공식 홈페이지는 "모든 후원금을 돌려드리겠다. 선거 운동은 계속된다"는 문장만 띄워진 채 폐쇄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