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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개훔방' 제작자 "대통령, 창조경제 영화산업의 공정경쟁 응원해주길"

대담 : 삼거리 픽쳐스 엄용훈 대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제작)

▷ 한수진/사회자:

10살 소녀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개를 훔치는 내용의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원작소설로도 유명한 작품인데요. 입소문과 함께 호평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대기업 스크린 독과점 문제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기가 힘들어 졌습니다. 해당 영화사 대표는 대통령께 관련 호소문까지 올렸다고 합니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제작자시죠, 삼거리 픽쳐스의 엄용훈 대표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나와 계시죠?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안녕하십니까, 엄용훈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영화개봉 후 반응이 아주 좋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영화인가요?
취파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앞에서 설명하셨던 것처럼 미국의 바바라 오코너라는 유명한 소설가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 스테디셀러로 인정받았던 좋은 작품이고요. 김혜자 선생님과 최민수, 강혜정, 이천희 그리고 영화 <소원>에서 나왔던 이레 등 굉장히 좋은 배우들이 출연해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작품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평가도 좋았는데 말이죠. 스크린 수가 확 줄었다고요?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그렇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도 정상적인 수준의 3분의 1정도밖에 안 되는 상영관으로 시작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얼마나 되는데요?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205개 정도로 시작을 해서 지금은 CGV 같은 경우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고.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그리고 나머지는 개별 작은 극장들로 구성이 되어서 한 20개 정도 수준의 극장이 남아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기업 극장 체인에서는 완전히 사라진 것이고?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20여 개의 작은 극장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개봉한 지 얼마나 됐죠?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지난 12월 31일에 개봉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영화를 보려면 한참 발품을 팔아야 되겠네요?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네, 그러니까 서울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지방 같은 경우에는 지역이 경계를 넘지 않으면 보기가 어려울정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스크린 수가 줄어들게 된 게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이런 말씀이신 건데.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고, 또 인식하는 문제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영화산업은 CGV라든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이렇게 큰 대기업들이 중심이 돼서, 그 대기업들이 영화제작부터 배급, 상영, 그리고 심지어 부가판권에 이르기까지 영화계의 모든 전반에 걸친 비즈니스들을 수직계열화식 하는 것이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스크린에 대한 독과점 문제가 심각하게 마련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영화 만드는 영화사가 있고, 배급하는 배급사가 있는데, 대기업 계열배급사를 끼고 있는 영화사들의 영화는 스크린 수를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 어떤 불합리한 구조로 되어있단 말씀이신 거예요?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네, 사실 장기간보다도 더 큰 문제는 개봉하는 시점부터 전체 스크린 수에서 상당히 지배적인 양을 확보하고 시작한다는 것, 그것이 가장 큰 문제고요. 그 계열 영화에선 유리한 영화이고, 상대적으로 비계열사 영화들은 불리한 점이죠.

▷ 한수진/사회자:

초기에 개봉관을 얼마나 확보하느냐 하는 게, 흥행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거죠?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그렇죠. 아주 정상적인 경제의 논리라면 수요가 공급을 창출해 내는 것인데, 영화의 경우에는 지금 현상은 공급의 양이 수요를 창출하는 아주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공급의 양이 수요를 결정하고 있다, 좋은 시간대 상영관이 많이 확보된 영화가 더 팔리게 되어 있다, 라는 말씀이신가요?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네, 극장에 가면 알 수 있듯이, 관객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극장이 어떤 영화를 얼마만큼의 양으로 스크린을 개봉을 하느냐에 따라서, 소비자들께서는 많이 걸려있는 영화가 좋은 영화인가보다, 이게 인기 있는 영화인가보다, 하고 알 수밖에 없는 거잖습니까. 그런 것처럼 스크린 공급량이 영화 소비자들한테는 소비를 결정짓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라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확실히 그런 분위기 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크린 수 라는 게 예매율이나 좌석점유율이 낮으면 줄어드는 그런 시스템이 아닌가요?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그건 분명히 맞습니다. 그런데 처음 동일한 조건을 모든 영화에게 동일한 조건을 주고서, 그렇게 예매율과 좌석점유율 평가해서 한다면, 앞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맞습니다. 그런데 처음 출발할 때부터 전혀 다른 조건으로 영화를 시작 하고선, 영화 시작한 다음에 예매율과 좌석점유율로 평가한다면 그건 첨부터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그 비율은 굉장히 작위적이거나 왜곡된 데이터가 될 수밖에 없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엄 대표님은 영화 ‘도가니’를 제작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당시에는 관객이 꽤 많이 봤잖아요? 거의 500만 명 가까이 됐었죠? 사회적 파장도 컸는데 그때는 어땠습니까? 스크린 수가 꽤 많지 않았던가요?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네, 그때 하고 지금으로 봐도 영화산업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긴 했는데요. 도가니 같은 경우에는 460만 명의 관객 분들이 봐주셨고, 또 배급사는 CJ가 배급을 했던 상태입니다. 특히 배급시기가 비수기 시기에 시작을 해서, 전체적으로 정말 관객의 입소문의 힘으로 배급이 되었던 영화였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처럼 반응도 좋고 완성도도 높지만 아쉽게 빨리 들어간 영화들이 꽤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표님께서도 기억나는 영화 있으세요?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음... 지난해에 ‘또 하나의 약속’이라든가 최근에 ‘카트’가 좋은 반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웠던 영화들이 있었죠.

▷ 한수진/사회자:

이번 영화는 대표님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힘들게 만드신 영화라고요?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네, 한 4년 전에 이 영화 판권을 샀었는데요. 그때 영화 ‘도가니’ 와 ‘러브픽션’ 이라는 제 영화를 준비하면서 저희 가족들을 경제적으로 오랫동안 고생시켰었습니다. 그 시기에 제 가족들한테 영화로 인해서 고생시켰던 그런 미안함, 그런 것들을 사과하기위해서, 영화로 사과하고 싶었단 마음으로 이 영화 판권을 샀습니다. 드디어 너무 늦게 약속 지키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이제야 영화를 개봉하게 되었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지금 이런 상황이라서. 그런데 어쨌든 관객들도 상영관 확보 서명운동도 한다고 하고요. 영화 원작자죠, 작가 바바라 오코너도 응원하고 있다는 소식도 저희가 듣고 있고. 어제는 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을 만나셨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대통령께 지금 호소문 드린 상태인데, 어떤 답변 듣고 싶으세요?

▶ 엄용훈/‘삼거리 픽쳐스’ 대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신의 영화를 응원한다” 그런 느낌보다도 “한국 영화를 진심으로 응원 한다. 그리고 영화 산업이 창조경제라고 하는 정책에 가장 대표적인 산업으로서 정말 공정한 경쟁 속에서 영화가 성장 할 수 있도록 응원 한다” 그런 거죠.

▷ 한수진/사회자: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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