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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태극전사 vs. 사커루…뜨거운 호주

[취재파일] 태극전사 vs. 사커루…뜨거운 호주
저는 호주 아시안컵 취재차 시드니에 와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개최국 호주의 '결승 빅매치'가 성사된 가운데, '럭비와 크리켓, 테니스의 나라'인 호주는 축구 열기로 뜨겁습니다. 마치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사상 첫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던 때 못지않은 분위기라고 합니다.  

이번 아시안컵은 이란, 일본이 탈락하는 이변과 숱한 명승부 속에 이른바 '흥행 대박'을 치고 있습니다. 개최국 호주의 경기는 연일 매진 사례를 이루고 있고, 호주 이외의 경기에도 많은 관중이 몰려 월드컵 못지않은 열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조별리그부터 준결승전까지 총 30경기의 총 관중은 56만 명을 돌파해 4년 전 카타르 대회 총 관중(42만 1천 명)보다 30%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3-4위전과 결승전이 남았습니다. 
서대원 취재파일 사

호주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주관 대회에서 잇달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호주 프로축구리그(A리그)의 웨스턴 시드니가 호주 클럽팀으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8강전에서 중국의 공룡 구단 광저우를, 준결승에서는 K리그 FC서울을, 그리고 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을 잇달아 꺾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두 달 만에 호주 축구대표팀이 2회 연속으로 아시안컵 결승에 오른 겁니다. (호주는 2011년 카타르 대회에서는 일본에 연장 끝에 져 준우승했습니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 네덜란드, 칠레, 스페인과 한 조에 속해 3전 전패로 고개를 숙였고 2014년의 부진으로 FIFA 랭킹이 100위까지 추락한 호주는 아시아 무대에서 확실한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습니다.
서대원 취재파일 사

오는 토요일(31일) 결승전이 열릴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쓰였던 곳입니다. 개회식·폐회식에 축구 결승전도 열렸습니다. 당시에는 수용 인원이 10만 명을 넘었는데, 지금은 8만 4천 석 규모입니다.

시드니올림픽을 현장에서 취재했던 저는 지난 26일(월) 우리와 이라크의 준결승전을 보면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시드니올림픽 때 한국축구는 애들레이드에서만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고 너무나 아쉽게 짐을 싸야 했습니다. 2승 1패를 거두고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죠. (1차전 스페인전 0대 3 패배, 모로코전 1대 0 승리, 칠레전 1대 0 승리. 스페인, 칠레와 나란히 2승 1패였지만 골 득실에서 뒤져 탈락)

그래서 우리 대표팀은 시드니에 오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당시 박지성, 이영표 등 이제는 한국축구의 레전드가 된 선수들이 활약했습니다. (시드니에서 열린 결승전에서는 에투와 음보마를 앞세운 카메룬이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우승했습니다.)

15년의 시간이 흘러(정확하게는 14년 4개월이군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호주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하게 됐습니다. 사커루((Socceroos. Soccer+kangaroo. 호주대표팀의 애칭)와 태극전사의 한판 승부입니다.
서대원 취재파일 사

8만 4천 석 규모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 사커루의 노란색 물결이 휘몰아치겠지만 호주에서 시드니에 가장 많은 우리 교민과 유학생이 있는 만큼 대한민국의 붉은 함성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오는 토요일(31일) 호주 스포츠의 역사적인 장소에서 우리 대표팀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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