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축구사랑'…인재양성·인프라구축에 박차

'축구광'으로 불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근년 들어 축구 인재 양성, 축수 인프라 구축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축구발전공정'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정부는 최근 위안구이런(袁貴仁) 교육부장(교육장관)이 이끄는 '청소년 교내축구 공작영도소조'를 발족시켰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재정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국가체육총국,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 인사들까지 참여하는 이 소조는 앞으로 중국 청소년 축구사업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위안 부장은 중국이 이미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축구리그 메커니즘'을 도입하는 사업을 시작했다며 선수모집시험 등을 도입해 우수한 미래 축구 인재를 양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축구 공작'의 성공사례는 농구, 배구 등 이른바 '3대 구기종목'으로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경보(新京報)는 28일 청소년 축구소조 발족은 '축구발전'이 이미 중국의 '국가전략'으로 확정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말 축구 등 체육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축구를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또 2017년까지 전국적으로 2만 개 안팎의 초·중학교를 '축구특색학교'로 키우고, 200개 수준의 대학축구팀을 설립하며, 30개 정도의 학교축구팀 시범구현(區縣)을 건립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했다.

중국의 재벌들도 '축구발전'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회사인 완다그룹은 지난 21일 4천500만 유로(약 564억2천만원)를 들여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중국기업이 유럽지역 명문 구단의 지분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완다그룹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앞으로 중국에 축구 아카데미 3곳을 설립하고 마드리드에도 3천만 유로(약 376억2천만원)를 공동으로 투자, 중국 유망주들이 축구 유학을 할 수 있는 센터를 짓기로 합의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완다그룹의 이번 스페인구단 지분 인수를 개인적으로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중국의 '축구부흥'을 알리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와 기업의 전방위적인 '축구발전 지원'은 취임 이래 각종 공개석상에서 축구를 화제로 올리며 '축구광'으로까지 불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영향력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시 주석은 그동안 중국 축구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거론하는 한편 3개 구기종목과 오페라 등 이른바 '문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수시로 강조해왔다.

중국은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미국과 함께 종합 1∼2위를 할 정도의 체육강국으로 통하지만, 유독 축구 등 구기종목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대표팀은 이번 호주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도 B조 1위로 8강에 올랐지만, 홈팀 호주에 막혀 탈락했다.

중국언론들은 중국 대표팀의 이번 성적에 대해서도 "경기 내내 거칠게 뛰어다녔지만, 결국 졌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