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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영상기자가 본 에볼라 구호대 1진, 그들의 조용한 귀국 이유

기자회견도 환영식도 없이 귀국한 이유가 뭘까?

[취재파일] 영상기자가 본 에볼라 구호대 1진, 그들의 조용한 귀국 이유
어제(1월26일) 오후 에볼라 대응 해외긴급구호대 1진이 시에라리온에서 4주간의 의료활동을 마치고 귀국하였다.

정부는 에볼라 구호대 1진으로 지난 12월 10명을 현지에 파견하였다. 그런데 현지에서 환자 채혈 과정중 피부가 주사 바늘에 닿은 1명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독일로 먼저 후송돼 검사를 받고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지난주에 입국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번달 24일까지 약 1달간 구호활동을 펼친 총 9명의 구호대가 입국하게 되었다. 

처음 그들이 귀국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당연히 공항에서 그들을 위한 환영 행사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책임있는 역할을 하고 돌아오는 그들을 영웅처럼 맞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의외였다.

외교부는 공식적인 행사는 아무 것도 없으며, 입국 상황을 촬영하는 영상 취재조차도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에볼라 지역에 구호 인력을 파견하는 것이 국제 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는 의미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국민 정서 상 엄청난 전염병이 창궐하는 곳에 자국의 국민을 파견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정부가 그들의 귀국을 너무 쉬쉬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심이었다.

물론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하여 3주간의 잠복기간 동안 격리해야 하는 상황은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시에라리온에 파견되어 활발하게 구호활동을 한 그들의 영웅적인 모습을 조금 더 국민들에게 잘 알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 것은 나만일까? 

방법을 찾자면, 공항 출입기자들 중 최소한의 인원이 취재 풀을 구성하여 철저하게 안전을 담보한 상태에서 취재를 한다거나 혹은 외교부에서 자체적으로 귀국 장면과 구호대의 귀국 인터뷰를 촬영해 제공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귀국 현장 취재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외교부에서는 간단한 보도자료와 3장의 현지 구호활동 사진을 제공하는 것이 전부였다. 심리적인 두려움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희생한 그들의 영웅적인 활동에 비해서는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에볼라 1진 수정

그런데 알고 보니, 이들이 조용히 입국한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시에라리온에서 의료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구호대원들 스스로가 조용한 귀국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아무리 검역에서 일체의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더라도 에볼라 창궐지역을 다녀왔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괜한 선입관을 가지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또한 구호대원들의 가족들 또한 비슷한 선입관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을 것이다. 결국 구호대 스스로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조용한 입국을 요구한 것이다. 그제서야 이해가 좀 되었다. 그들의 조용한 귀국이...
에볼라 1진 수정
어제 귀국과 동시에 실시한 검역조사에서 9명 모두 발열 등 에볼라 감염 의심 증상이 없는 건강한 상태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별도로 마련된 시설로 옮겨져 에볼라 최대 잠복기간인 3주간 격리 관찰을 받은 후 일상으로 복귀한다고 한다. 공항에서의 거창한 기자회견이나 환영식은 없었지만 정말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이다. 

그들의 공헌을 방송 영상을 통해 전해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국제적 문제인 에볼라 위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구호대 1진 여러분들의 희생과 노력에 감사를 드리고 싶다. 3주간의 잠복기간도 아무런 문제없이 지나가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시리라 믿는다.

수고하셨습니다. 에볼라 대응 해외긴급구호 의료대 1진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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