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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아프리카 백인 대통령, 부통령서도 해임

현직 대통령 사망으로 백인으로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돼 눈길을 모았던 잠비아의 가이 스콧(70) 전 대통령이 당내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서 반대편에 섰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서 부통령에서도 해임됐습니다.

지난 20일 실시된 잠비아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에드가 룽구(58)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가이 스콧 부통령을 해임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룽구 대통령은 새 부통령에 이농게 위나 전 여성부 장관 겸 집권 애국전선당(PF) 여성위원장을 임명했습니다.

이날 개각에서 법무장관에 은고사 심비야쿨라, 내무장관에 다비스 음윌라가 새로 임명됐으나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은 알렉산더 치크완다, 헤리 칼라바가 각각 유임됐습니다.

스콧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마이클 사타(77) 전 대통령 사망 이후 대선 후보를 둘러싸고 벌어진 당내 권력싸움에서 룽구를 당 사무총장에서 해임했다가 지지자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복귀시킨 바 있습니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PF는 한쪽은 룽구, 또 다른 한쪽은 가이 스콧에 의해 주도되는 진영으로 갈라져 수 주 동안 치열한 인신공격 끝에 룽구가 후보로 결정됐지만 당은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잠비아 여당 PF는 결국 지난해 11월 21일 가이 스콧 대통령 권한대행이 룽구 사무총장을 일방적으로 해임하는 등 위헌적인 행위와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했다는 이유로 임시 당 대표 직무를 정지시켰습니다.

스콧은 사타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를 포기하고 첫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에게 자리를 넘긴 FW 데 클레르크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아프리카 대륙 첫 백인 대통령이 돼 각광을 받았습니다.

1927년 당시 영국령이던 잠비아로 이주해온 스코틀랜드계 아버지와 잉글랜드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잠비아에서 자란 스콧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농림부장관에 발탁돼 기아에 허덕이던 잠비아를 구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부모가 모두 잠비아에서 태어나야만 출마할 수 있다는 잠비아 헌법 때문에 대선에는 출마할 수 없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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