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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나치 만행 기억, 독일인의 항구적 책임"

메르켈 "나치 만행 기억, 독일인의 항구적 책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나치 만행을 되새겨 기억하는 것은 독일인의 항구적 책임"이라고 했다.

유대인 대학살의 살아 있는 역사 현장인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70돌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서다.

메르켈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7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독일은 수백만 (유대인) 희생자에 대한 책임을 잊어선 안 된다"면서 "아우슈비츠는 항상 인간성 회복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일깨운다"고 말했다.

그는 "아우슈비츠는 또한 독일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는 이들(이민자들)을 적대시하는 구호를 따르지 말 것을 경고한다"면서 "자유, 민주주의, 법치는 항상 각성과 헌신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별히 유대인 10만 명이 독일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들이 오늘날까지도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이스라엘 출신이라는 까닭으로 모욕당하고 공격받거나 위협받는 것은 독일로서는 불명예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나아가 "종교와 인종에 관계없이 모두가 자유로워야 하고 안전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 행사에 함께한 조제프 슈스터 독일 유대인중앙위원회 의장도 연설에서 "세계적으로 유대인은 여전히 공격 대상"이라면서 "누구도 이런 상황에 눈을 감으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행사에는 아우슈비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폴란드 출신의 마리안 투르스키(89) 국제아우슈비츠위원회 부의장, 헝가리 출신의 아우슈비츠 생존자 에바 파히디(89)가 함께했다.

투르스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3년 11월 아우슈비츠를 방문했을 때 그를 안내한 인물이다.

독일은 이날 메르켈 총리의 연설 외에도 정치권 전체가 아우슈비츠 해방 70주년을 기념하며 나치 만행의 역사를 모두가 기억하며 반성했다.

연방의회에서 열린 별도의 기념행사에서 연정 다수당인 기독교민주당(CDU)의 페터 타우버 사무총장은 "우리는 나치 만행과 독재 체제를 기억해야만 한다"면서 "특히 어려서부터 인종주의와 전체주의를 인식할 안목을 갖게끔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의 지모네 페터 당수는 "나치 범죄를 기억해야 하는 것은 독일 사회 전체의 집단적 책임"이라며 최근 고개를 드는 인종주의, 반유대주의와 싸워야 한다고 가세했다.

베른트 릭싱어 당수 등 좌파당 지도부도 나치 반대 투쟁에 연대한 모든 세력의 역할을 평가하는 것으로 이날을 기념했다.

일본 우익들의 반성 없는 행태와 대조적인 독일의 아우슈비츠 반성은 지난 1970년 12월 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는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희생자 위령탑에 무릎을 꿇었고, 그의 이런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은 전 세계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대인 대학살을 뜻하는 홀로코스트 생존자 300명은 27일 폴란드 오시비엥침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역사의 비극을 되새긴다.

이 자리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요하임 가우크 독일 대통령, 필립 벨기에 국왕과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내외 등 유럽 각국 정상이 함께한다.

폴란드 남부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2차 세계대전 때 나치가 자행한 대학살의 역사적 현장이다.

유럽 전역에서 희생된 유대인 600만 명 중 100만 명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옛 소련군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해방한 1945년 1월 27일 당시 수용소에는 약 7천 명만이 생존해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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