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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검사 의문사 논란에 기자 안전문제 공방

언론단체 "정부가 기자 국외피신 의도적 공개"…정부 "언론인 안전 보장"

아르헨티나에서 1994년에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을 조사하던 알베르토 니스만 특별검사 사망 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기자의 국외 피신 경위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헤럴드의 다미안 파치테르 기자는 지난 주말 아르헨티나를 떠나 우루과이를 거쳐 전날 이스라엘로 피신했다. 파치테르 기자는 아르헨티나와 이스라엘 국적을 가진 유대인이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현지 언론단체인 아르헨티나 언론포럼은 정부가 파치테르 기자의 행적을 의도적으로 공개해 신변 위협을 느끼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니스만 검사 사망 사건을 보도하는 기자들을 위한 안전대책을 촉구했다.

파치테르 기자는 니스만 검사 사망 사건이 알려지고 나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은밀하게 우루과이로 피신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밤 대통령실 트위터에 "파치테르 기자가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로 갔다"는 글이 올라왔다.

국영 항공사인 아에로리네아스 아르헨티나스의 항공권 사진도 공개됐다.

이어 국영 뉴스통신 텔람(Telam)은 항공권 사진과 함께 파치테르 기자의 몬테비데오 도착 시각까지 보도했다.

이에 놀란 파치테르 기자는 곧바로 이스라엘행 항공기에 올랐고, 전날 텔아비브 벤 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파치테르 기자에게 위협을 가하려고 이동 경로를 공개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호르헤 카피타니치 대통령실장은 "아르헨티나는 모든 언론인의 안전을 보장한다"면서 "니스만 검사 사망과 관련해 다양한 보도가 나오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누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카피타니치 실장은 이어 파치테르 기자가 국외로 피신한 데 유감을 표하면서 "아르헨티나 정보요원이 미행했다는 증거를 제시하면 사실 여부를 즉각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친선협회(AMIA)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을 조사해온 니스만 검사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조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니스만 검사는 지난 18일 밤 자택에서 머리에 총격을 받아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옆에서는 22구경 권총과 탄피 1개가 발견됐다.

파치테르 기자는 19일 자정이 지난 시간에 트위터를 통해 이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한편, 니스만 검사 사망 사건 조사를 맡은 비비아나 페인 연방검사는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니스만 검사 사망에 타인의 개입 흔적을 찾을 수 없고, 총격도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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