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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유전자변형 모기 임상시험 두고 논란 가열

미국에서 모기 때문에 전염되는 열대 질환인 뎅기열과 치쿤구니야 열병을 예방하고 퇴치하려는 방법으로 유전자변형(GMO) 모기를 인간에게 풀어놓는 방안을 두고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찬성하는 쪽은 두 질환을 막을 치료제가 없는 현재 상황에서 GMO 모기가 질병 퇴치에 상당한 효능을 발휘했다며 미국에서 열대 질환 발병 우려가 높아지는 만큼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러나 반대파들은 GMO 모기의 인체 유해 가능성이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상시험을 강행하면 주민들의 불안감만 조장한다는 이유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몸속에 '자멸 유전자'를 지닌 GMO 모기와 야생 암컷 모기 사이에서 태어난 유충은 성충이 되지 못하고 사멸한다. 이에 따라 뎅기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의 박멸이 가능하다고 개발자들은 주장한다.

또 성비 조작을 통해 새끼 중 수컷만 생존케 하는 유전자 변형 기술도 개발되면서 과학자들은 암컷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말라리아를 GMO 모기로 퇴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뎅기열과 치쿤구니야 열병은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AP 통신이 26일(현지시간) 전한 내용을 보면,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이 세운 생명공학회사인 엔터 옥시텍은 미국 플로리다 주 최남단 키웨스트의 키 헤이븐에서 이번 봄에 GMO 모기 살포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옥시텍의 임상 시험 요청을 받고 승인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옥시텍은 2012년 케이먼 군도에서 GMO 모기 330만 마리를 살포해 6개월간 지켜본 결과 96%나 야생 모기 개체 수가 줄어든 정보를 얻었고 브라질에서도 대성공을 거뒀다며 플로리다에서의 시험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낙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옥시텍이 케이먼 군도에서 시행한 임상시험에서 주민들에게 실험실을 돌아다니던 일부 암컷 모기에 물릴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시험 결과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한 과학자는 사람이 GMO 모기에 물렸을 때 변형된 유전자가 인체 혈류에 침투하지 못할 것이라는 옥시텍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평했다. 아울러 다른 과학자도 옥시텍이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GMO 모기의 인체 무해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옥시텍의 대변인 크리스 크리스는 몇몇 나라에서 7천만 마리의 GMO 모기를 자연에 푼 결과 현재까지 GMO 모기에 물려 해로운 영향을 받았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변형된 GMO 모기의 단백질은 독성도 없고 알레르기 반응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없고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해충 박멸이라는 옥시텍의 주장과 달리 환경 단체에서는 또 유전자 조작에 따른 생태계 환경 파괴를 우려한다. 모기가 완전히 사라지면 이를 먹고사는 다른 개체군도 생존에 영향을 받고, 결국 생태계 자체가 교란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인체 유해 논란과 맞물려 온라인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르그(change.org)에 13만 명 이상이 GMO 모기의 미국 내 임상 시험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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