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눈사람] 불길에 아들 구한 엄마…마지막 모정

<앵커>

지난 10일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 화재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됐던 20대 여성이 끝내 숨졌습니다. 불이 났을 때 다섯 살 배기 아들을 품에 안아서 구했는데, 결국 이 아이만 세상에 혼자 남게 됐습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5명이 숨지고, 125명이 다친 의정부 아파트 화재.

24살 미혼모 나미경 씨는 당시 불길 속에서 구조된 주민 가운데 1명이었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나 씨는 온몸에 화상을 입으면서도 품에 안은 아들만은 끝까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경기 의정부소방서 소방관 : 창가 쪽에 아이랑 어머니랑 있었어요. 그 당시 어머니는 호흡과 의식은 있었고요, 많이 힘들고 아프다고 하면서 (아들을 안고) 걸어 나오셨어요.]

어린 아들은 엄마가 온몸으로 불길을 막아 준 덕에 큰 상처 없이 화마를 피했습니다.

하지만 나 씨는 온몸에 3도 화상을 입고 화상전문병원에서 2주 동안 사투를 벌였지만, 어젯밤(23일)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릴 적 고아가 된 나 씨는 한때 입양됐지만, 다시 홀몸이 됐고, 미혼모로 아들을 혼자 키워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동보호기관 직원 : 어린이는 저희 기관에서 잘 지내고는 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걸) 알리긴 알려야 하는데, 그걸 인지할 수 있을지는 잘 몰라서 의정부시도 고민 중인 거 같아요.]

부상 소식이 전해진 뒤, 나 씨의 회복을 바라는 기도가 이어졌지만,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돌봐줄 일가친척 1명 없는 어린이는 현재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맡겨진 상태입니다.

거센 불길을 뜨거운 모성애로 막아낸 엄마는 홀로 남겨진 어린 아들에 대한 태산 같은 걱정을 안은 채 한 많은 삶을 마감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 영상편집 : 이재성)

▶ 희망내일 프로젝트 '눈사람' 기부하러 가기
▶ 희망내일 프로젝트 '눈사람' 더 많은 기사 보러 가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