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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년 만에 민낯 드러낸 혜성…신비·의문은 더 커져

수십억 년 만에 민낯 드러낸 혜성…신비·의문은 더 커져

지난 11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혜성 탐사선 로제타의 탐사로봇 '필레'(Philae)가 착륙한 혜성 추류모프-게라시멘코(67P)의 지형과 성분, 분출 가스 등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유럽우주기구(ESA)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로제타 탐사선 연구진은 23일 현재 67P의 주위를 돌며 탐사활동을 하는 로제타가 보내온 관측 자료의 첫 분석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7편의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혜성은 지구 등 태양계 행성들이 만들어진 46억 년 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돼 행성 형성과 생명 발생 등의 수수께끼를 풀어줄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주목됐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는 오히려 신비는 더하고 과학자들에게 풀어야 할 과제를 안겨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로제타에 탑재된 적외선 영상시스템인 '오시리스'의 관측 자료를 분석한 스위스 베른대 니컬러스 토머스 교수팀은 67P의 표면에서 모래 언덕과 물결 형태 등 다양한 지형구조들을 확인했습니다.
혜성 탐사선 로제타

연구진은 이런 지형과 구조물들이 형성되는 데에는 바람 등에 의해 먼지가 날려 쌓이는 과정은 물론 태양에 의한 풍화작용, 내부 물질이 대량으로 분출되는 현상 등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오시리스'의 관측 자료를 이용해 먼지와 바위, 얼어붙은 가스 등으로 이루어진 혜성 핵을 분석한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홀거 지크스 박사팀은 혜성 핵의 목 부분에서 주로 가스가 분출되고 있으며 이 핵이 예상보다 구멍이 많고 푸석푸석한 구조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혜성 핵의 밀도는 물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면서 표면의 다양한 구조는 내부 분출압력 등으로 가벼운 표면 물질이 날아가면서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연구진은 두 덩어리의 암석이 오리의 머리와 몸통처럼 붙어 있는 구조가 45억 년 전 두 개의 천체가 충돌해서 생긴 것인지, 아니면 원래 한 덩어리였는데 내부 분출 등으로 물질이 날아가서 형성된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제타 탐사선의 분광분석장비인 '로시나'(ROSINA)로 핵에서 분출된 가스들이 있는 코마 부분을 분석한 베른대 미르타 해시그 박사팀은 가스 성분이 위치에 따라 매우 다르며 시간에 따라서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이는 핵과 코마간의 복잡한 관계를 보여준다며 혜성 표면 바로 아래의 온도 차이로 인해 계절에 따라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습니다.

또 이 연구에서는 혜성의 핵에 물 성분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적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표면에서 카복실산 등이 포함된 유기물들이 발견됐으나 그 종류는 예상보다 다양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해 11월 67P에 착륙한 탐사로봇 필레는 착륙 직후 동면 상태에 들어갔으며 전력이 재충전되면 다시 활동할 예정입니다.

모선인 로제타 탐사선은 오는 8월 13일 태양에 1억8천600만㎞까지 접근할 예정인 67P를 따라가며 탐사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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