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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플러스] 필리핀 소녀의 질문…교황 대답은?

지난여름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줬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주말엔 필리핀을 찾아 또 한 번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마닐라에서 집전한 야외 미사에 700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운집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한 10대 소녀가 교황과 나눈 대화를 최효안 기자가 취재파일에 소개했습니다.

[12세 고아 소녀/필리핀 마닐라 : 많은 아이들이 부당하게 희생되고 마약이나 성매매 같은 범죄의 희생자가 됩니다. 하느님은 왜 이를 내버려두는 건가요? 아이들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말이죠. 그리고 저희를 도와주는 사람은 왜 이렇게 적은 걸까요?] 

쉼터에서 지내고 있는 12살 고아 소녀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질문을 하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교황은 먼저 이 소녀를 따뜻하게 안아준 뒤에 이에 대한 답은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진정으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으로 그 슬픔을 나눌 수 있을 때 그 물음에 대한 대답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을 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지난 18일 필리핀 마닐라 : 여러분 모두가 스스로 물어보길 바랍니다. 눈물을 흘릴 줄 아나요? 울 줄 아나요? 여러분은 생각한 것을 느끼고,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머릿속에 있는 정보를 마음으로 가져와 실제로 실천해야 합니다.]

눈물로 정화된 눈으로만 타인의 아픔을 볼 수 있다고 한 교황은 한마디로 슬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도 종종 자신이 처한 상황만 중시해서 다른 사람의 고통에는 둔감하지 않은지 강자가 약자를 위해 함께 울어줄 때 더 나은 사회가 가능할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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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가면 공원에서 나이 드신 분들이 이렇게 노래에 맞춰 단체로 춤을 추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색적이고 재미있는데 최근 중국 내부에서 이런 문화를 두고 "시끄럽다.", "추하다.", "공해다." 비난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지면서 광장무가 도시의 격을 떨어뜨리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겁니다.

그런데 1주일 전 쓸쓸해진 광장에 반란의 춤판이 벌어졌습니다.

베이징 임상범 특파원의 취재파일입니다.

베이징 시내의 한 공원에 군복을 차려입은 여성들이 우르르 나타났습니다.

히트곡에 맞춰 현란한 군무를 선보였는데요.

가만 보니 얼굴이 아주 젊지는 않습니다.

왕년의 스타들로 평균 나이 53살인데 광장무를 얕보지 말라며 보란 듯이 멋진 무대를 보여준 겁니다.

임상범 기자는 이를 보며 우리 영화 써니가 떠올라서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는데요.

드세기로 유명한 중국 아주머니들이 남편들에게 그나마 유하게 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광장무 덕분이라더니 아주머니들의 씩씩한 춤사위가 이번에는 세대 간의 갈등도 날려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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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신발 납품업체에 대한 홈플러스의 갑의 횡포, 마치 갑질의 종합 선물세트처럼 얼마나 그 종류가 다양했는지 계속해서 보도해 드렸죠.

이제야 공정위가 조사에 나섰습니다.

지난 연말에 접수한 사건을 한 달 넘게 끌다가 뉴스가 나간 뒤에야 본격 조사에 착수한 겁니다.

그렇지만 이 힘없는 납품업체가 대기업인 홈플러스를 상대로 처음부터 공정위에 제소한 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최대한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했었지만, 홈플러스의 보복이 시작되면서 더는 버틸 수 없게 된 거였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이 신발업체 사장이 처음 중재를 요청한 곳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닌 공정거래조정원이었습니다.

지난 7년간 오직 홈플러스 한 군데에만 납품해온 터라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중재 당시 홈플러스는 잘못이 없다고 주장은 하면서도 결국, 총 13억 원가량을 물어주기로 합의했습니다.

이후 어떠한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도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합의서에 도장을 찍은 지 불과 20일 만에 약속된 합의금을 아직 다 받지도 못한 상황에서 사무실로 커다란 택배 상자들이 날아들었습니다.

안에는 이 회사의 운동화들이 아무렇게나 구겨져 있었습니다.

단 3일간 배송돼 돌아온 운동화만 1만 6천 켤레, 전국 홈플러스 매장의 80%인 90개 매장에서 이 회사의 매대가 철수되고 그 자리를 경쟁사가 차지한 겁니다.

홈플러스는 그 이유에 대해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며 발뺌하고 있지만, 신발회사 사장은 명백한 합의문 위반으로 보고 공정위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누가 먼저 합의를 깼는지 그전까지의 각종 불공정 행위들까지 모두 공정위 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죠.

부디 몸집이 작다는 이유로 억울한 결과를 맞이하는 일만은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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