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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비밀훈련 들통 난 쑨양의 꼼수

[취재파일] 비밀훈련 들통 난 쑨양의 꼼수
중국의 수영스타 쑨양이 호주에서 몰래 훈련하다 발각돼 큰 망신을 당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쑨양이 최근 호주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 인근에서 비밀 훈련을 하는 것이 호주 <선데이 텔레그래프> 기자에 포착돼 호된 비판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금지복용 약물 파문을 일으킨 쑨양이 속임수로 호주 수영장에서 훈련했다"고 신랄하게 꼬집었습니다.

쑨양의 호주 훈련이 문제가 된 전말은 이렇습니다. 쑨양은 지난해 5월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중국수영협회로부터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런 사실은 6개월이 지난 2014년 11월에야 밝혀졌습니다. 쑨양의 징계는 지난해 8월 끝났습니다. 이 덕분에 그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 3개를 따냈습니다. 중국 반도핑기구가 너무나 뒤늦게 발표한 것과 쑨양의 징계가 너무 가벼운 점이 큰 문제가 됐습니다.
 
쑨양은 겨울철만 되면 호주 골드코스트의 마이애미 수영클럽에서 데니스 코터렐  코치와 훈련해왔습니다. 그런데 그가  혈관확장제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에 양성반응을 보여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호주수영연맹이 즉각적으로 징계에 착수했습니다. 호주수영연맹이 지원하는 15개 수영클럽(마이애미 클럽 해당)에서 훈련할 수 없고 전담 지도자인 데니스 코터렐과도 결별하라는 통보를 전달했습니다. 호주수영연맹은 또 전지훈련을 위해 호주를 찾는 외국 수영 선수들은 경기 외 약물검사를 할 수 있도록 호주반도핑기구에 의무적으로 등록하게 하는 등 관련 규정도 강화했습니다.
중국 쑨양_640

이런 조치로 쑨양의 호주 훈련이 사실상 힘들어졌지만 그는 '꼼수'를 동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12월24일 관광비자로 호주에 들어온 뒤 마이애미 수영클럽에서 2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한 수영클럽(Runaway Bay Sports Super centre)에서 몰래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곳에서 그를 지도한 사람이 브라이언 킹으로 데니스 코터렐의 보조코치란 사실입니다. 쉽게 말해 코터렐과는 사수와 부사수의 관계입니다. 호주 언론과 호주수영연맹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훈련이 원천적으로 금지된 곳으로부터 자동차로 15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코터렐의 '분신'과 함께 훈련하는 것은 파렴치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쑨양은 <선데이 텔레그래프>기자에게 자신을 촬영한 사진을 없애라며 옥신각신 다투는 볼썽 사나운 장면도 연출했습니다. 그의 코치인 브라이언 킹은 "규정상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곳의 훈련 시설이 워낙 좋아 쑨양이 여기를 찾은 것이다. 그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며 쑨양을 두둔했습니다. 쑨양의 전담 주치의인 바전은 자격정지 기간중이던 지난해 9월 스폰서 출입증을 달고 인천 아시아게임 수영장 경기 구역에 불법적으로 들어온 뒤 쑨양의 몸을 치료해 줘 물의를 빚었습니다. 이번에는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꼼수를 부리는 추태를 부렸습니다. 한마디로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지만 스포츠맨십은 거의 0점에 가까운 것입니다. 쑨양은 이달 말 호주 퍼스에서 열리는 <4개국 수영선수권>에 출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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