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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방문간호사 돈 없어 해고…인건비 얼마길래?

[취재파일] 방문간호사 돈 없어 해고…인건비 얼마길래?

이용식 기자 yslee@sbs.co.kr

작성 2015.01.20 16:4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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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있으면 외로운데,이렇게 왔다갔다 하니까 좋죠,우리 자손들보다 더 좋아 이렇게 챙겨주고 해서...아이고 고맙지뭐. " 지난15일 오전 충남 예산군 보건소 방문간호사와 함께 올해 84세인 이모 할머니집을 찾아갔습니다. 대부분의 농촌 어르신들과 마찬가지로 할머니도 홀로 사는 분입니다. 방안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할머니의 쓸쓸함을 달래주고 있더군요. 사람이 그리워서인지 할머니 얼굴엔 곧 화색이 돌았습니다. 
 
 치매증상에다 혈압이 있는 할머니는 지난 2천7년부터 8년째 매달1-2회씩 집을 찾아오는 방문간호사들로부터 건강관리를 받고있습니다. 치매증상탓에 읍내 병원 다니기가 어렵다보니 공중보건의사도 함께 방문해 할머니의 건강을 살피고 약을 처방해 줍니다. 할머니 말대로 방문 의료진은 가족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방문보건_640 그런데 이처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의 건강 지킴이 노릇을 하던 예산군 방문간호사 9명이 지난해말 해고됐습니다. 이유는 지자체가 재정이 어려워 계속 고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인 방문간호사들은 한 직장에서 2년이상 근무 할 경우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야 하는데 자치단체에서 재고용을 하지 않은 것입니다. 9명의 간호사들이 돌보던 주민수는 4백80명이나 됩니다.

  자치단체는 신규채용없이 방문간호 공백을 메우려다보니 11개읍면 보건지소 가운데 양,한방 간호사가 각각1명씩 2명이 있는 6개지소에서 간호사1명씩을 차출해 임시로 긴급 투입했습니다. 보건지소를 찾는 환자가 많지 않아 또다른  진료공백은 없다고 설명하지만 오랫동안 인력채용없이 간다면 피로감 누적에 따라 보건서비스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예산군의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편입니다. 계룡시는 지난해말 비정규직 방문간호사 5명을 해고한뒤 아직까지 추가채용도 없고,다른 보건지소 인력의 대체 투입도 하지 않은 채 손을 놓고있습니다. 이들로부터 1주일에 한번씩 건강관리를 받던 취약계층 1백40명의 보건서비스에 빨간불이 켜진것입니다.

 계룡시가 내세우는 해고 이유도 다른 자치단체와 동일합니다. 한마디로 돈이 없어 재고용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방문간호사들을 계속 고용할 경우 자치단체의 연간 기준인건비를 초과해 행자부로터 불이익을 받게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2천14년 계룡시의 정규직,비정규직 포함 기준인건비는 2백30억5천3백만원, 실제 집행한 인건비는 이보다 6억6천만원이 많은 2백37억1천7백만원에 이릅니다.

 그런데 행자부로부터 불이익을 받게된다는 초과 인건비 집행액 6억6천만원 가운데 방문간호사 5명의 인건비는 얼마나 될까요? 전체 15%가량인 1억원에 불과했습니다. 1인당 연봉 2천만원 정도인 셈입니다.

 행자부로부터 지방교부금의 차등지원이 두려워 연간1억원의 예산이면 충당할 방문간호사의 재고용을 포기하고 해고했다는 계룡시는 2천14년 '군문화축제'에 20억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올해도 가을축제는 이어질 예정입니다. 축제 기분에 취해 취약계층의 보건서비스를 방치하는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홀몸노인이나 장애인,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의 건강관리를 돕기위해 지난 2천7년 시작된 방문간호업무는 그동안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천12년 12월 방문간호사가 상시,지속적업무 담당자에 해당한다고 고용노동부가 밝히면서 2천13년 1월부터 고용되는 방문간호사는 2년 초과 근무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 줘야 합니다. 때문에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되는 올 1월1일을 앞두고 지난해말 자치단체별로 해고가 잇따른 것입니다. 

   최근 까지 전국에서 해고된 방문간호인력은 100여명에 이릅니다. 자치단체들은 한결같이 예산상의 어려움을 내세우며 재고용을 비켜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방문간호업무는 복지부에서 2천13년부터 시행하는 통합건강증진사업중 방문보건업무로 재편됐고,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반반 부담하고 있습니다. 2천14년 정부지원 총 사업비는 1천6억원, 이가운데 48%는 인건비로 사용해도 된다고 복지부는 설명합니다. 자치단체에서 주장하는 기준인건비 초과예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설령 지자체 주장대로 행자부로부터 지방교부금을 적게받는다 하더라도 사업의 우선순위를 어디 두느냐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질의 방문간호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을것입니다. 자치단체의 방문간호사 잇따른 해고는 공공부문에서 조차  비정규직 해소에 소극적이란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 독거노인 어쩌라고…방문 간호사 무더기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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