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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연말정산 폭탄법' 반대 국회의원은 단 6명, 나머지는?

여나 야나 다 무책임했다

[취재파일] '연말정산 폭탄법' 반대 국회의원은 단 6명, 나머지는?
지금 연말정산 때문에 곳곳이 난리입니다. 세금을 예전보다 훨씬 많이 내게 된 직장인들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처럼 바로 알려주지 않고 다음 달 월급명세서에 찍혀 나오면서 뒤늦게 알게되는 경우도 적잖아서 설 때까지도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 연말정산 사태는 '공무원 작사 국회의원 작곡' 작품입니다. 기재부 공무원들이 입법안을 국회에 냈고 국회의원들이 통과시켜 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국회의원들이 논란이 불거지자 바로 습관대로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겪는 이 사태는 누구의 잘못인지 살펴봤습니다.

"여당이 책임져라"는 야당, 정말 책임 없나?

이럴 때는 야당이 상당히 입장이 편합니다. 정부와 여당 탓을 하면 되니까요. 최전선에 나서서 화면에 많이 등장하는 사람은 서영교 원내 대변인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말이 아주 매섭습니다.
연말정산
서영교 대변인 외에도 야당에선 공격이 쏟아집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펑크 난 생활비를 메우려고 했는데 직장인들 펑크만 더 커지게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최경환 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정책위 부의장으로 앞장서서 밀어붙인 안"이라면서 여당 공격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사람들은 국회에서 이 '연말정산 폭탄 법안'이 통과될 때, 어떤 입장을 보였을까요? 국회 속기록을 찾아봤습니다.

 
연말정산
핵심은 작년 1월 1일 국회에서 통과된 '소득세법 개정안' 입니다. 모두 국회의원 286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찬성이 무려 245명입니다. 반대는 단 6명 뿐이었습니다. 기권은 35명이었고요. 명단은 속기록에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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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던 서영교, 문희상, 이석현 의원은 모두 찬성에 한 표를 던졌습니다. 그래놓고 지금 문제가 생기자 여당을 탓하기 시작한 겁니다. "지금 보니 저도 찬성을 했습니다. 잘 몰랐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고치겠습니다"가 올바른 순서일 겁니다. 그러질 않고 책임회피형 주장을 하니까, 사안이 터질 때마다 야당 공격에도 여론이 싸늘한 겁니다.
연말정산
 
여당은 그 자체로 할 말 없다

여당은 이번 상황에 대해서 그 자체로 할 말이 없습니다. 정부가 낸 법안을 별 검토 없이 그냥 밀어붙여 법안을 만들어주는 일이 반복돼 왔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문제가 불거진 뒤에 해명도 정부와 똑같습니다. 당장 어제도 기자간담회를 열어서 이 문제를 해명했는데, 해명 수준이 또  "적게 떼고 적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바꿔서 문제가 생겼던 것"이라는 기획재정부 해명자료 수준이었습니다. "정부가 홍보를 못했다"고 홍보 탓을 하기도 합니다. 이미 많은 근로자들이 지난해보다 세 부담이 늘어난걸 확인했는데도 말이죠.

선거를 통해서 여당이 됐다는건 자신들이 원하는 정책을 실현시키겠다고 약속한 겁니다. 그런데 정책은 실종됐고, 법을 통과시켜 놓고 무슨 법을 만들었는지도 잘 모르는 모양샙니다. 이유가 대체 뭘까요?

●여나 야나 똑같다, 정책엔 관심 없다

문제는 여나 야나 모두 정당들이 정치 싸움에 골몰할 뿐, 자신들 만의 정책을 만들고 반대로 상대 대책의 허점을 지적하는 능력이 심각할 정도로 없다는데 있습니다. 각 정당에 정책을 담당하는 연구소나 보좌진 수는 손에 꼽을 지경입니다.

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내면, 각 정당의 연구소나 정책 보좌관들이 여러 부작용이나 문제점을에 사전에 짚어내서 제거했어야 합니다.  그게 국민들이 국회의원과 국회에 세금을 주고 있는 이윱니다.

하지만 그런 기능을 갖춘 정당이 없습니다. 그러니 각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내용도 파악하지 못하고 그냥 본회의장에 앉아있다가, 법안이 올라오면 오락실 게임기계 버튼 누르듯 찬성 버튼을 누르는 겁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아직도 논란이 큰 단통법입니다. 이 법안도 '공무원 작사 국회의원 작곡' 이었는데, 반대한 국회의원은 단 3명이었습니다. 대부분은 무슨 법인지도 모르고 그냥 찬성 버튼을 눌렀다가, 시행 초기 논란이 거세게 일자 몰랐다며, 서로 비판을 퍼부었습니다. 그런데 좀 잠잠해지는 듯 싶으니까 결국 또 그냥 어물쩍 넘어가 버린 상황입니다.

결국 국민이 나서야

그래서 결국 피해는 국민이 봅니다. 그리고 해결을 위해서도 결국 국민이 나서야 합니다. 국회의원이 어떤 정책을 추진했고 찬성했는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회의원들이 내용도 모르고 찬성 버튼을 누르고 문제가 생기면 남을 탓하다가 넘어가는 일이 반복될 겁니다.

이번 사태도 예상해보자면 그냥 서로 또 네탓만 하다가 지켜보던 국민들이 "에휴, 당신들이 매번 그렇지"하고 돌아서면 다시 친박이니 비박이니, 친노니 아니니 하면서 국민과 별 상관 없는 정치 싸움이나 할 겁니다. 그러다 제2의 단통법, 제2의 연말정산 논란은 또 당연히 벌어지겠죠. 

결국 국민이 표로 심판해야 끝날 문젭니다. 반대로 정책에 신경쓰는 국회의원을 칭찬하고 북돋아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폭탄 연말정산' 같은 사태는 끊임없이 반복되며 우리를 괴롭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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