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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아이 죽어가는데…"보험처리 하고 가라"

<앵커>

생명이 위독한 아이를 후송하던 구급차가 앞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났습니다. 그런데 앞차, 그러니까 승용차 운전자는 일단 사고 수습부터 하라며 구급차를 막았습니다.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한세현 기자의 생생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기자>

네 살배기 뇌 병변 아동을 태운 사설 구급차가 차량 사이를 힘겹게 비집고 나갑니다.

경적과 사이렌을 울리고,

[앞에 차 좀 빼주세요!]

방송까지 해보지만 소용없습니다.

참다못한 응급구조사는 구급차를 근처 병원으로 돌리라고 지시합니다.

[근처 병원으로 일단 가세요!] 

속도를 내려던 순간 앞서 가던 승용차가 급정거하고, 구급차는 승용차 뒤를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승용차 운전자는 차를 치우는 대신 현장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다급해진 구급차 기사는 운전자와 실랑이를 벌이다 직접 사고 승용차를 옮겼습니다.

사고가 난 현장입니다.

사고 당시 승용차 운전자는 사고를 수습해야 한다며 차를 옆으로 빼지 않았고, 때문에 구급차는 10분 가까운 시간을 이곳 도로 위에서 허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진우/구급차 운전사 : 보험 처리해 드릴 수 있으니까 전화 주시라고, 저희가 급하니까 가야 한다고 했는데도 사고 처리하고 가라고, 뭘 믿고 보내느냐고 말하더라고요. 심폐소생술까지 하는 상황이라 제가 왈가왈부할 시간이 없었어요.]

아이는 근처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간신히 목숨을 구했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말로는 다 표현 못 해요. 눈앞에서 내 아이가 죽어 가는데… '아이가 위급한 상황입니다. 아이입니다'라고도 얘기했는데도 안 믿고 안 비켜주니까 손을 잡고 끌어당겨서 보라고 했어요. 그런데 그 손을 뿌리치더라고요.]  

경찰은 접촉사고와 별도로, 승용차 운전자에게 구급차 운행 고의 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제도에 앞서 소중한 생명을 최우선시하는 사회적 풍토가 아쉽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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