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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실종 10대 IS 가담하러 시리아로 갔을까

터키 실종 10대 IS 가담하러 시리아로 갔을까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에서 실종된 한국인 10대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고자 시리아로 넘어갔을 가능성에 무게가 점점 실리는 가운데 그의 행적과 출국 동기에 관심이 쏠립니다.

경찰과 현지 소식통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시 금천구에 사는 김 모(18)군은 부모에게 "터키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7박8일 여행을 가겠다"며 지난 8일 이스탄불로 출국했습니다.

김 군은 부모의 교회 지인이 연결해 준 A(45)씨와 동행했습니다.

김 군은 처음 해외여행에 나섰지만 유명 관광지인 이스탄불을 제쳐놓고 바로 가지안테프로 날아갔습니다.

이곳에서 다시 차량으로 1시간가량 떨어진 시리아 접경도시 킬리스로 옮겼고, 9일 오후 킬리스의 한 호텔에 체크인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튿날인 10일 오전 갑자기 호텔을 나선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그가 첫 해외여행에서 한 것은 터키의 외딴 시골마을인 킬리스로 이동한 것 외에는 A씨와 함께 킬리스의 사진을 찍고 동생과 별 의미 없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전부입니다.

김 군은 터키로 떠날 때 가족에게 터키에 있는 펜팔 친구인 '하산'을 만나러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군의 이런 행동을 보면 애초 관광은 안중에도 없고 하산과의 만남에만 집중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김 군이 하산 때문에 킬리스까지 왔고 호텔을 나선 것도 그를 만나려는 것이었다고 해도, 오지에서 동행자에게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짐을 모두 챙겨 떠났다는 점은 여간 석연치 않습니다.

특히 호텔 직원은 호텔을 떠나던 김 군은 왠지 모르게 매우 불안한 표정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동행자 A씨는 김 군이 사라진 지 사흘째 되던 지난 12일 주터키 한국대사관에 김군의 실종 신고를 했고, 부모는 15일 한국 경찰에 아들의 실종을 신고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17일 현지 언론이 김 군의 실종과 관련해 "18세 한국인 남성이 시리아로 불법입국해 IS에 가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킬리스는 IS가 장악한 시리아 북부 지역과 5∼10㎞밖에 떨어지지 않아 외국인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들이 몰래 국경을 넘어 IS에 가담하는 경로로 꼽히는 곳입니다.

이같은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자 김 군의 어머니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보도가 오보라고 주장하며 IS 가담설을 극구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김 군의 컴퓨터를 입수해 분석하던 중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IS 대원들이 IS 깃발 그림을 걸어놓고 자세를 취하는 모습의 사진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군이 평소 IS에 남다른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IS가 최근 SNS를 통해 전 세계에 있는 10대들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포섭전을 펼치는 상황을 고려하면, 김 군이 만나러 간 하산이라는 인물은 평범한 펜팔 친구가 아닌 IS 대원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김 군은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 채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며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김 군이 SNS나 이메일 등을 통해 하산과 어떤 내용의 교신을 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김 군이 혹여나 IS 측 인물과 통신한 내용이 있는지도 확인할 계획입니다.

김 군은 영문 알파벳을 나열한 아이디로 SNS 계정을 만들어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김 군이 납치됐거나 시리아로 밀입국했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그의 행적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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