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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장충체육관…50년 만에 화려한 재탄생

<앵커>

1963년 개장 이후 50년간 국민과 함께했던 장충체육관이 새 단장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온 국민이 열광했던 스포츠 행사는 물론, 오욕의 한국 정치사를 지켜본 역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시민 곁으로 돌아온 장충체육관을 최재영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기자>

제대로 즐길 것도, 볼거리도 없던 시절,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스포츠 행사들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김일 선수의 통쾌한 박치기에 서민들은 삶의 고단함을 털어냈고,

[박치기로 유명한 김 선수는 세계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배구와 농구, 권투 시합이 열리는 날엔 축제의 장소가 됐습니다.

[홍수환/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 밑으로 내려가면 태극당이 있는데, 거기서부터 줄을 섰어요. 와서 응원해 주신 것들이 끈적끈적한 정이 참 많았고, 사실 그 시절이 어떨 때에는 그리워집니다.]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유치원 운동회까지….

장충체육관은 삶이 팍팍했던 그 시절 서민들의 위안처가 되기도 했지만 독재 정권 연장을 위한 '체육관 선거'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안창모/경기대학교 건축설계학과 교수 : 10월 유신 이후에 흔히 말하는 체육관 대통령 시절에는 국민들에게 오히려 고달픔을 주는, 그런 측면에서 상반된 역할을 해왔습니다.]

1980년대 최고의 인기 누렸던 전통 씨름의 환호성을 마지막으로 장충체육관은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건물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만큼 낡은 데다, 시설 좋은 실내 체육관들이 새로 생겨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뒤 2년 8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오늘(17일)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관람석이 4천507개로 늘었고, 지하에 1개 층이 더 생겼습니다.

신설된 지하 2층에는 시민들을 위한 생활 체육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연면적이 굉장히 좁고 주변이 다 도심화돼있다 보니 주차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서 관중석은 4천500석이 넘지만, 주차 대수는 60대가 조금 넘을 정도로 주차 공간이 매우 부족합니다.

따라서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지하철과 장충체육관을 바로 연결하는 직통통로가 마련됐습니다.

장충체육관은 앞으로 스포츠 행사뿐 아니라, 대형 공연장으로도 활용됩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양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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