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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온난화 억제 목표 2°C…달성하려면 화석연료 땅속에 그대로 둬야

[취재파일] 온난화 억제 목표 2°C…달성하려면 화석연료 땅속에 그대로 둬야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C 이내로 억제하라.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C이상 상승하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변화를 되돌릴 수 없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 재앙 또한 피할 수 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C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약 10년 전의 일이다. 이후 지난 2007년 발표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4차 평가보고서(AR4),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보고서, 그리고 2014년 IPCC 제5차 평가보고서(AR5)에서도 지구 기온 상승폭을 2°C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지구 기온 상승폭을 2°C 이내로 억제하는 것이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인류의 목표인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화석연료다. 그렇다면 현재 기술로 개발이 가능한 화석연료는 얼마나 되고 화석연료 사용을 어느 정도까지 줄여야 지구 기온이 2°C 이상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영국 런던대학 연구팀은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지구온난화 억제 목표인 2°C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장돼 있는 화석연료의 상당부분을 캐지 말고 그대로 땅속에 둬야 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McGlade and Ekins, 2015). 2050년까지 개발하지 말아야 할 화석연료의 비율을 보면 석유의 경우 현재 개발 가능한 매장량의 33%, 가스는 매장량의 49%, 석탄은 매장량의 82%를 땅속에 그대로 둬야 한다.
 
대표적인 지역을 보면 중동의 경우 전체 석유 매장량의 38%인 2,630억 배럴을 그대로 땅속에 둬야 되고 중남미 지역도 39%인 580억 배럴의 석유를 캐지 말아야 한다. 또 미국의 경우 석탄 매장량의 92%인 235기가 톤을 캐지 말아야 하고 중국과 인도의 경우도 석탄 매장량의 66%인 180기가 톤을 그대로 땅속에 묻어 둬야한다(아래 표 참고).
 
<표: 2050년까지 개발하지 말아야 할 화석연료의 양과 비율>
취파

이런 결과는 화석연료의 매장량과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배출되는 탄소의 양, 그리고 배출된 탄소가 지구 기온을 올리는 정도를 고려해 산출한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개발이 가능한 석유 매장량은 1조 2,940억 배럴, 가스는 192조 세제곱미터, 무연탄은 728기가 톤(Gt), 갈탄은 276기가 톤 정도다. 문제는 이 화석연료를 모두 개발해 사용할 경우 총 2,900기가 톤의 이산화탄소에 해당하는 탄소가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는 점이다.
 
IPCC는 최근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C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11년부터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70~1,240기가 톤 정도로 억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50년까지 현재 개발 가능한 화석연료를 모두 사용할 경우(이산화탄소 2,900기가 톤 배출) 온난화 억제 목표보다 3배 정도나 많은 탄소가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는 뜻이다. 결국 지구 온난화 억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의 상당량을 사용하지 말고 땅속에 그대로 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이처럼 당장 사용 가능한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를 땅속에 그대로 묻어 둘 수 있을까?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계산을 한 것은 과학자이지만 실제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국가 간의 합의와 조정, 그리고 정책결정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인류는 국제적인 조정과 합의, 실천, 대체물질 개발로 오존층 파괴라는 환경문제를 공동으로 극복한 경험이 있다.
 
물론 프레온가스에 의한 오존층 파괴 문제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를 결코 같게 볼 수는 없다. 인류가 프레온가스에 비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정도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지난 1906년부터 2005년까지 100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은 0.74°C 상승했다.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고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RCP8.5) 21세기 중반에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이 2°C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지구온난화 억제 목표가 나오고 구체적인 화석연료 사용량까지 제시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과학적인 사실이고 주장 일뿐 현실적으로 이에 대해 합의하고 실천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참고문헌>
 
* Christophe McGlade, Paul Ekins, 2015: The geographical distribution of fossil fuels unused when limiting global warming to 2°C. Nature, 517 (7533): 187 DOI: 10.1038/nature1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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