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스리랑카 첫 가톨릭 성인 시성…'화합' 강조

국민 70%가 불교 신자인 스리랑카에서 첫 가톨릭 성인이 탄생했습니다.

스리랑카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지시각으로 14일 오전 수도 콜롬보의 갈레페이스그린 해변 공원에서 수십만의 군중이 모인 가운데 17세기 네덜란드 식민 당국의 박해 속에 스리랑카 가톨릭 교회를 지켜낸 호세프 바스 신부를 성인으로 시성했습니다.

바스 신부에 대한 시성은 시성에 필요한 '두 개 이상 기적'에 대한 인정없이 이뤄져 이례적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전통적으로 복자가 되려면 한가지 기적을 입증해야 하고 성인으로 시성하려면 두 가지 이상의 기적을 요구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이런 시성 규정을 완화해 더 많은 아시아인 성인을 시성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교황은 시성 미사에서 '타인의 존엄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며 2009년까지 26년간 다수 싱할리족과 소수 타밀족의 내전을 겪은 스리랑카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했습니다.

교황은 "하느님에 대한 진정한 경배는 차별이나 증오, 폭력이 아니라 모두의 행복을 위한 사랑의 헌신과 타인의 자유와 존엄에 대한 존중, 경건한 삶의 존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이날 오후에는 내전의 격전지였던 북부 만나르 지역 성모 발현 성지를 방문합니다.

교황은 전날 스리랑카에 도착해 첫 연설에서 스리랑카의 재건과 관련해 "여러 종교 신도들 모두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다양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스리랑카의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지도자를 만난 자리에서는 "종교적 믿음이 전쟁과 폭력의 동기로 악용돼서는 안된다"며 "각각의 종교에 담긴 평화와 공존의 교리에 어긋나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에 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