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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 포청천' 만든 타이완 방송 왜 몰락했나

<앵커>

한류 산업의 위기를 진단하는 연속보도, 두 번째 순서입니다. 한류 콘텐츠 생산의 주역인 지상파 방송사들의 제작 기반이 이대로 가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때 아시아 최고였던 타이완 방송사의 사례를 보면 그 결과가 어떤지 알 수 있습니다.

보도에 정영태 기자입니다.

<기자>

타이완 한 방송사의 토크쇼 녹화현장입니다.

매일 황금시간대에 방송되지만 시청률은 0.3%에 불과합니다.

지상파 5개사를 비롯해 100여 개 방송사가 대부분, 이런 토크쇼와 시사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메웁니다.

자체제작한 드라마 대신 외국 드라마가 대부분입니다.

[류호이지에/타이완 EBC 드라마 국장 : 한국을 비롯해 잘 만든 외국 드라마들을 구입하면 비용도 적게 들고 시청률도 보장됩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타이완 지상파 방송은 아시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꽃보다 남자' '판관 포청천'이 모두 이들 작품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꿈 같은 얘기입니다.

[쩡샤오쥔/타이베이 시민 : 요즘 타이완 드라마는 제작비가 높지 않아 저예산으로 제작하다 보니 볼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타이완 지상파 방송이 꺾인 것은, 1999년 케이블 방송 100여 개를 무차별적으로 허용하면서부터입니다.

극심한 경쟁은 경영난을 불러왔고, 이어 프로그램 품질하락, 외국방송 수입이라는 악순환이 시작됐습니다.

특히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나 오락 중심 채널의 경우 외국에서 수입한 프로그램이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자본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설 땅을 잃은 타이완 배우와 제작 인력을 흡수해버렸습니다.

[후앙유센/타이완 드라마 제작사 대표 : 요즘 타이완 인력은 (중국) 대륙에 가서 프로그램을 제작합니다. 그쪽이 전액 투자하기 때문에 저작권도 당연히 중국이 갖고 있습니다.]

한류 콘텐츠 수출의 80% 이상을 맡고 있는 지상파 방송이 무너질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타이완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신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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