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수도 워싱턴 지하철 터널에서 짙은 연기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83명이 다쳤습니다. 불이 났다, 테러일 것이다, 탑승객들이 극도의 혼란에 빠졌는데, 당국도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지 못해서 우왕좌왕했습니다.
워싱턴 이성철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하철 역사에 희뿌연 연기가 자욱합니다.
철로에 멈춰선 객차 안은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전기마저 끊겨 컴컴한 객차 안에서 연기를 마신 승객들이 기침을 하며 거친 숨을 몰아쉽니다.
영문을 모르는 승객들에게는 침착하라는 안내 방송만 이어졌습니다.
[침착하세요, 침착하세요.]
사고는 열차가 워싱턴 DC의 백악관 동남쪽 랑팡 플라자 역을 지나는 순간 발생했습니다.
연기가 가득한 터널 안에 열차가 멈춰 섰고, 200여 명의 승객들은 40분 가까이 객차에 갇혀 연기를 마셔야 했습니다.
[칸/사고 지하철 승객 : 구토 증세를 보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구역질이 났어요. 왜 연기가 났는지는 몰랐습니다.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워싱턴 시내 사고 현장입니다.
승객들을 무사히 대피시키는 작업은 저녁 늦게까지 계속됐습니다.
연기에 그을린 승객들은 놀라 지하철역을 빠져 나왔지만, 여성 1명이 숨졌고, 83명은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구조대원 : (모두 구조됐습니까?) 다 빠져나왔습니다. 다 나왔어요.]
이번 지하철 사고는 테러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 NTSB는 고압 전기를 공급하는 레일에 물이 차면서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