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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의 절차탁마, 이제 관객의 인정만 남았다

하정우의 절차탁마, 이제 관객의 인정만 남았다
배우 하정우가 감독 하정우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영화 '허삼관'을 통해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지난 2012년 영화 '롤러코스터'로 감독 신고식을 치렀던 그는 대중과의 교감에 실패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절치부심했던 하정우는 오는 14일 '허삼관'이라는 매력적인 작품으로 다시 한번 관객과의 교감에 도전한다. 제작비 5억 9천만 원의 저예산 영화였던 데뷔작과 달리 두 번째 영화는 70억이 투입된 상업 영화다.  

'허삼관'은 가진 건 없지만, 가족들만 보면 행복한 남자 허삼관(하정우 분)이 11년 동안 남의 자식을 키우고 있었다는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면서 펼쳐지는 웃음과 감동의 휴먼 드라마.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를 원작으로 한다.

책 좀 읽었다 하는 사람들에게 '허삼관 매혈기'는 아주 유명한 소설이다. 중국 격변기 속 한 소시민의 삶을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문체로 풀어낸 이 작품은 세계 다수의 영화 관계자들이 탐내온 소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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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는 이 작품의  타이틀롤은 물론이고 연출까지 겸하며 배우 데뷔 이래 가장 큰 스케일의 도전을 감행했다. 지난 9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이 작품은 언론의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데뷔작은 개성 넘치는 자기만의 세계가 두드러졌다. 하정우는 내러티브가 빈약하다는 비판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문학이론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詩學)을 펼쳐놓고 기본기를 다시 한번 다졌다.  

그는 공부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고전부터 신작까지 영화보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영화광이고, 독서량도 상당하다. 습득은 참조의 밑거름이다.   

탄탄한 스토리 텔링의 기반 아래 재미라는 탑을 켜켜히 쌓는 법을 꾸준히 익혔다. 영화의 뿌리인 시나리오를 무려 11번이나 고쳐가며 제 영화 '낯설기 보기' 작업도 해나갔다.

그 결과가 '허삼관'이다. 지난 9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이 작품에 대해 다수의 관객을 아우를 수 있는 상업성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문화대혁명, 하방운동 등의 사회적 이슈를 뺀 '허삼관'은 웃음과 감동이 넘치는 가족 영화로 거듭났다. 원작에서도 가족애는 소설을 아우르는 중요한 축이었다.

하정우 감독은 사건보다는 인물 중심의 전개를 택했다. 허삼관이라는 인물이 극을 끌고 가면서 중반부까지는 허옥란과의 로맨스, 후반부는 첫째 아들 일락과의 부성애 회복이 중심이다. 소설이 문화대혁명, 하방운동, 자아비판 등 핵심 사건을 축으로 운용되는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특히 일락이의 비중을 높이면서 진한 감동의 부성애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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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가 돋보이면 보는 이들의 감정이입이 더 수월하다. '허삼관'은 캐릭터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하정우가 연기하는 '허삼관'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정감이 간다. 소설을 통해 머리속에 그려왔던 허삼관의 현실적 구현이다.

'일락'은 남다름 군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옥란' 역의 하지원은 그녀의 어떤 작품보다 사랑스럽게 등장한다. 여기에 조진웅, 정만식, 민무제, 전혜진, 장광, 성동일, 김성균, 윤은혜 등은 비중은 작지만 저마다의 개성이 두드러진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지난 12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정우는 "다행히 기자분들이 영화를 잘 봐주신 것 같다. 한 고비를 넘긴 것 같다. 그러나 이제 관객과의 교감이 남았다"고 개봉을 앞둔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흥행은 하늘도 모른다. 하지만 '허삼관'은 하정우 감독이 전심을 다해 만든 역작이다. 이제 관객의 인정만이 남았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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