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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반 만에 18홀…젭 부시의 '총알 골프' 화제

2시간반 만에 18홀…젭 부시의 '총알 골프' 화제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떠오르는 젭 부시(62)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총알 골프'로 색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인은 정규 코스(18홀)에서 경기를 4∼5시간 만에 끝내지만, 부시 전 주지사는 '빛의 속도'로 홀을 돌아 보통 사람이 반환점을 돌 때쯤 경기를 마치기 때문이다.

지역 신문 마이애미 헤럴드가 12일(현지시간) 전한 내용을 보면, 부시 전 주지사는 최근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인근 코럴 게이블스의 볼티모어 호텔 퍼블릭 코스에서 열린 18홀 골프 시합을 2시간 반 만에 끝냈다.

그것도 동타가 나온 바람에 19번째 홀에서 한 번 더 쳐 승패를 가린 뒤였다.

부시 전 주지사는 "더 많은 사람이 우리처럼만 빨리 치면 골프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솔직히 말해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고 남다른 스피드에 자부심을 나타냈다.

골프를 자동차 레이스 즐기듯 속도감 넘치게 치는 경향은 부시 가문의 내력이다.

부시 전 주지사는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칠 때 홀당 평균 5분 정도 잡아 18홀을 1시간 36분 만에 돌기도 했다며 지금껏 가장 빨리 경기를 끝낸 기록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샷을 날리기 전에 몇 차례 허공을 가르는 연습 스윙을 거르고, 동반자의 샷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야 하는 등의 골프 예절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이 부시 가문이 골프를 빨리 치는 비결이다.

2003년 대통령과 골프를 다룬 책 '퍼스트 오프 더 티'(First Off the Tee)를 쓴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 돈 밴 내타는 "부시 가문은 누구든지 골프를 빨리 친다"며 "(동반자의 샷이 끝날 때까지 샷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일반 골프 예절과 달리) 이들이 골프를 칠 때면 아마 동시에 공 한 개 이상이 공중에 떠 있을 것"이라며 성미 급한 골프 스타일을 소개하기도 했다.

마이애미 헤럴드에 따르면, 일반 주말 골퍼보다 약간 수준이 높다고 밝힌 부시 전 주지사의 정규홀 최고 스코어는 74타로, 최근에는 정규코스(파71)에서 이븐파보다 17타가 많은 88타를 쳤다.

그는 "내가 대단한 골퍼는 아니지만 빨리 치려고 위대한 골퍼가 될 필요는 없다"며 성적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만큼이나 골프를 사랑하는 부시 전 주지사는 일요일마다 아들 젭 주니어, 스웨덴 출신 사업가 칼 스턴스트롬, 마이애미 개발업자인 에드 이스턴과 둘씩 편을 먹고 오전 6시 45분부터 밥 내기 골프를 친다.

주지사 시절부터 이 모임을 소중하게 생각해 한 번은 중국 출장 후 일요일 오전 2시에 마이애미에 도착한 뒤 5시간만 쉬고 골프채를 잡기도 했다.

이스턴은 "빨리 치면서도 부시 전 주지사의 승부욕이 대단하다"고 했고, 카를로스 히메네스 마이애미-데이트 카운티 시장은 "부시 전 주지사가 골프를 끝낼 무렵 우리는 두 홀가량 뒤처져 있다"며 그의 '총알 골프' 실력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 대통령 중 골프를 치지 않은 이는 해리 트루먼(1945∼1953년 재임)과 지미 카터(1977∼1981년) 둘 뿐이다.

ESPN의 내타는 "보통 대통령들은 동반조에서 가장 마지막 순서에 치기를 원해서 골프 진행 시간도 길다"고 설명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벌타 없이 한 번 더 치는 멀리건으로 오명을 날렸고, 오바마 대통령은 민감한 시기에도 골프채를 잡아 구설에 오르는 등 2009년 재임 이래 지난해까지 총 214차례나 골프를 쳤다.

동생 못지않게 골프를 빨리 치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9·11 사태 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적절하지 않다는 조언에 따라 2003년 재임 중 그만두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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