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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kg 퇴비 가져와라"…밤새는 北 주민들

<앵커>

새해 여러분의 주요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북한에서는 매년 초가 되면 남쪽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로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습니다.

북한 전문 기자 안정식 기자의 설명입니다.

<기자>

한 겨울 평양 김일성광장이 난데없는 트럭들로 가득 찼습니다.

싣고 있는 건 다름 아닌 퇴비입니다.

[조선중앙TV : 농촌을 힘있게 지원하자고 (평양)시의 분토집중 수송을 조직했는데.]

매년 1월이면 농촌에 퇴비를 지원하기 위한 작업이 북한 전역에서 진행됩니다.

[이석영/탈북자 : 12월 말 쯤되면 이미 인분전투라는 것을 합니다. 한 사람당 몇 kg씩 바쳐야 된다는…우리가 있을 때는 150kg을 바치라고 했거든요.]

[김00/탈북자 : 강압적으로 요구하니까, 연탄재 있잖아요. 연탄재에다가 인분을 대충 버무려서 가지고 가니까 농장에서는 이걸 갖고 오지 말아라, 땅이 더 산성화된다.]

개인별 할당량 못 채우면 혹독한 비판을 받게 됩니다.

애써 모아 놓은 퇴비 훔쳐가는 암체 도둑 막으려고 밤새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김수연/탈북자 : 소똥이고 개똥이고 하여튼 그걸 주워다 놓으면 또 옆집에서 훔쳐가요. (퇴비를 밤새) 지키는 전투도 참 힘들어요. 제가 지켜야만 이튿날 가져가니까.]

살을 에는 강추위 속에 열리는 한 겨울 야외 집회도 신년 초마다 반복되는 연례 행사입니다.

[강령적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자.]

최고 지도자의 신년사 관철을 위한 집회에 빠지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김성민/탈북자, 자유북한방송 대표 : (집회) 준비시간도 꽤 길어요. 모여야 되고 대열 지어서 와야 되고, 또 규모를 갖춰야 되고. 날씨가 추우면 어마어마하게 부담스러워요. 싫어요. 진짜.]

[탈북자 : 북한에서는 본인이 힘들다는 것을 상관을 안 하지요. 그건 무조건 나가야 되는 그런 행사입니다.]

이런 한 겨울 야외 집회나 퇴비 마련에 불만을 제기하는 북한 주민은 의외로 별로 없습니다.

북한의 강력한 주민 통제시스템이 아직은 유효하다는 반증입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 영상편집 : 최진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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