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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IS '프랑스 테러' 공조했나

이슬람 원리주의 테러단체의 양대 축인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가 이번 프랑스 테러에 동시에 거론되면서 두 조직의 공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IS가 알카에다의 이라크지부(AQI)를 모체로 하지만 이후 알카에다와 결별했고 지난해 '칼리파 국가'를 선포한 뒤부터는 협력보다는 오히려 서로 비방하는 '라이벌'이라는 점에서 뜻밖의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7∼9일 프랑스에서 벌어진 테러는 사이드·셰리프 쿠아치 형제의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아메디 쿨리발리의 여경 총격사건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들은 9일 파리 안팎에서 동시에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됐는데, 인질극 도중 현지 방송사와 통화에서 셰리프 쿠아치는 예멘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고 쿨리발리는 IS의 일원이라고 밝혔다.

쿨리발리는 이어 쿠아치 형제와 사전이 동시 테러를 모의했다고도 말했다.

알카에다와 IS가 사전에 이 테러모의를 인지했고 이를 공동 지원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생기는 대목이다.

'공동테러'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그간 두 단체가 보인 행보를 고려하면 현재로선 두 단체의 공모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알카에다는 IS가 칼리파 국가를 선포한 뒤 이들의 참수 공개 전략이나 무장 테러가 '이슬람의 교리에 위배한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IS 역시 알카에다의 영역을 잠식해가면서 알카에다를 자극해 왔다.

지난해 말 유포한 홍보잡지 '다비크'에서도 알카에다의 노선을 비판하기도 했다.

테러·극단주의 감시단체 시테는 9일 낸 보고서에서 "프랑스 테러를 알카에다가 저질렀다면 이는 프랑스의 이슬람 비판론자를 겨냥한 것만큼 IS와 경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테는 "IS가 괄목할 만한 승전을 거두며 서방 여러 나라에서 벌어진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 테러와 연관됐다며 선동하는 동안 알카에다는 시리아에서 약간의 진전이 있었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쿠아치 형제가 알카에다와 깊이 연결된 점은 확실해 보인다.

미국과 예멘 정보기관에서도 이들 형제 중 한 명이 2013년까지 예멘을 방문해 AQAP에서 군사훈련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무엇보다 이들이 벌인 테러의 수법이 정교하게 기획된 군사작전처럼 능수능란했다는 점은 전형적인 '알카에다식'이다.

IS의 테러 방식은 이보다 즉흥적이고 비전문적이다.

따라서 의문의 초점은 쿨리발리의 IS 발언이다.

일각에선 쿨리발리가 서방의 정보기관과 언론을 혼란스럽게 하고 공포심을 극대화하려고 전혀 관계없는 IS를 끌어들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5년 무장강도·마약밀매 혐의로 복역했을 때 쿠아치 형제와 알게 된 뒤 친분을 유지하면서 함께 지하 테러조직 활동을 해온 터라 IS의 지시가 없더라도 범행을 공모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그의 이력을 보면 IS와 간접적인 연결점도 발견할 수 있다.

쿨리발리는 셰리프 쿠아치와 함께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에 지원자를 보내는 파리제19구네트워크에 몸담았는데 IS는 AQI의 후신이다.

또 그는 2010년 알제리 무장이슬람그룹(GIA) 출신 스메인 아이트 알리 벨카셈의 탈옥 시도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아 잠시 수용생활을 하기도 했다.

GIA는 지난해 8월 IS에 충성맹세를 했다.

따라서 IS와 선이 닿은 쿨리발리가 예전부터 가깝게 지내던 쿠아치 형제와 '반서방 테러'를 모의했고 시행 뒤 각자 가까운 조직의 이름을 표방했을 수 있다.

알카에다와 IS가 경쟁적 관계라고는 하지만 모두 미국과 유럽을 이슬람과 무슬림을 침범하는 적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자생적 테러를 부추기는 데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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