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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 누군지 알면서…프랑스, 왜 못 막았을까

프랑스 당국이 사살된 테러 용의자 3명에 대한 사전 정보가 충분했음에도 왜 연이은 테러를 막지 못했는지 의문이 떠오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NYT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과 정보 당국은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용의자인 사이드 쿠아치(34)와 셰리프 쿠아치(32) 형제와 예멘 알카에다의 연관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인 셰리프는 2008년 시리아·이라크로 무장대원을 보내려 한 혐의로, 2010년엔 수감 중인 파리 지하철 폭탄테러범의 탈옥을 도우려 한 혐의로 당국에 각각 체포된 바 있다.

또 프랑스 당국은 미국 등을 통해 형인 사이드가 2011년 예멘을 다녀온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NYT는 전했다.

사이드는 예멘에 머물며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에서 훈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쿠아치 형제와 별도로 파리 동부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이다가 사살된 테러 용의자 아메디 쿨리발리(32) 역시 2010년 셰리프와 함께 지하철 폭탄테러범의 탈옥을 돕는 등 이미 쿠아치 형제와의 관련성이 밝혀진 상태다.

결국 경찰과 정보 당국이 이미 잘 아는 인물들이 감시망을 피해 이런 대담한 연쇄 테러를 가한 것으로, 이는 프랑스 정보·안보 라인의 큰 붕괴를 의미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도 9일 밤 TV에 나와 "이는 분명한 실패"라며 "17명(쿠아치 형제와 쿨리발리에게 희생된 사람 수)이나 죽었다면 분명 결함이 있다는 것"이라고 시인했다.

프랑스가 이런 '실패'를 한 이유에 대해 미국 당국의 한 관계자는 프랑스 정보당국과 경찰이 다른 위협에 집중하느라 쿠아치 형제에 대한 감시 강도를 낮췄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NYT에 "형제의 질이 나쁜 것으로 알려졌기에 프랑스가 이들을 한동안 감청했다"며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감시 자원을 다르게 배치하기 시작했다. 다른 감시 대상으로 옮겨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 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로 의심되는 인물이 갈수록 늘고 있는 점도 프랑스 당국이 이번 연쇄 테러를 미리 포착하지 못한 원인일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프랑스는 시리아, 이라크 등지의 극단주의 세력에 합류한 자국민 1천∼2천명 중 약 200명이 돌아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당국의 감시 업무량 역시 크게 늘어난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각에선 예멘이 프랑스의 주요 감시대상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국이 이번 테러 용의자들을 크게 경계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쿨리발리의 경우 2009년 한 소규모 청년 취업 간담회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대통령을 직접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르 파리지앵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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