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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아파트 화재 왜 피해 컸나…초기 진화 실패

의정부 아파트 화재 왜 피해 컸나…초기 진화 실패
오늘(10일) 발생한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화재는 삽시간에 인근 건물들로 옮겨 붙으며 100여 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 지상 1층에서 불이 났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전 9시 27분.

소방당국은 6분 만인 33분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불길은 삽시간에 건물 꼭대기 층인 10층으로 번지고 인접한 15층 아파트 2동으로 옮겨 붙어 피해 규모가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이 초기 진화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건물 구조와 방재시설 등에 문제가 있어 초기 진화가 어려워지고 사상자가 많아진 것인지 등을 규명할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아직까지 불이 어디서 시작됐으며, 화재 원인은 무엇인지가 분명치 않습니다.

당초 10층짜리 2동으로 이뤄진 대봉그린아파트 한 동의 오른쪽 동 지상1층 주차장에서 시작됐다는 신고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차량 이상으로 인한 과열 등이 원인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러나 지상 1층 우편함 부근에서에서 일어났다는 목격자 진술이 뒤늦게 나왔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에 따라 방화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화재가 난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1층 주차장에서 불길과 연기가 무섭게 치솟고 있었습니다.

주민 황지훈 씨는 "처음에 불이 난 것을 알고 밑으로 내려왔는데 1층에 주차된 차량 4대가 불에 타고 있었고, 펑펑하는 폭발소리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15층 아파트 건물주인 정모(56)씨는 "사고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왔는데 10층 높이 주차타워에 불이 옮겨 붙어 차에서 '펑펑' 터지는 소리까지 들렸다"고 말했습니다.

차량이 폭발하며 불길이 1층 주차장과 현관 입구 등으로 옮겨붙었으며 자욱한 연기가 위로 퍼져 올라갔습니다.

이 아파트 왼쪽 동으로 불이 바로 옮겨 붙었습니다.

주차장은 건물 2채 주민들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어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당시 강한 바람이 불어 불길이 확산됐습니다.

소방당국은 헬기 4대 등 장비 70대와 소방관 160명을 동원했지만 진입로가 좁고 건물 뒷편이 지하철 철로여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인접한 복합건물인 드림타운, 이와 연결된 건물인 해뜨는 마을 아파트 등으로 순식간에 번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건물이 바로 붙어 있는데다 건물 간 화재가 차단이 되지 않는 구조이고, 외벽 등이 방염처리되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부상한 주민들은 화재 경보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불이 1층에서 일어나 불길과 유독 연기가 바로 위쪽으로 퍼져 올라가 주민들이 1층 출구로 나오기 쉽지 않았습니다.

1층에서 불길이 시작돼 쉽게 출구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파트 건물은 구조가 한 층에 10가구 가량의 원룸, 투룸 형태로 돼 있어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습니다.

건물에 있던 일부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벽을 타고 내려와야 했습니다.

저층 주민들은 창문을 통해 옆 건물 베란다 등으로 뛰어내리다 다치기도 했습니다.

상층부 주민들은 옥상으로 올라가 손수건을 흔들며 애타게 구조를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복도에 연기가 가득 차 현관으로 나오지 못하고 집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주민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뒤늦게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온 경찰과 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 건물을 빠져나왔습니다.

이 과정에 경찰관 2명이 고립됐다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소방당국은 가구들이 잘게 나뉘어져 있고 집집마다 현관 문을 부수고 들어가 불을 끄고 구조하느라 진압이 늦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화재 초기 대피한 김모(29·여)씨는 "3층에 살고 있는데 화재 경보음이 들려 바로 계단 통해 대피했다"며 "밖으로 나오자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듯 머리에 피를 흘리는 주민도 여러 명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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