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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의 해피베이스볼] 프로야구와 복고 마케팅

[정진구의 해피베이스볼] 프로야구와 복고 마케팅
요즘 ‘복고(復古) 마케팅’이 유행이다. 90년대 인기가수들을 내세운 예능프로그램이 30~40대의 호응을 얻고, 우리의 현대사를 아버지의 눈으로 바라본 영화 <국제시장>은 장년층 이상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사람들이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은 그 시절 삶이 지금보다 풍족해서가 아니라, 젊은 시절에 대한 추억과 향수 때문이 아닐까 싶다.

프로야구도 ‘복고 마케팅’이 충분히 가능한 분야다. 이미 많은 팀들이 시행하고 있는 ‘올드유니폼데이’도 이것의 일환이다.

현재 야구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40대 이상은 1980년대 프로야구 태동기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프로야구가 처음 시작된 1982년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기자는 개막전에 나온 MBC 청룡 이종도의 만루홈런이 너무나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OB베어스의 우승을 확정지은 김유동의 만루홈런과 홈런을 맞은 삼성라이온즈 투수 이선희의 눈물은 당시 어린 나에게 야구의 희로애락을 가르쳤다. 간혹 스포츠 채널에서 방영하는 옛날 야구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도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그 당시 그라운드를 누비던 스타플레이어들은 팬들의 추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들 중 상당수는 현재 지도자나 야구계 여기저기서 활동하고 있다. 물론 야구와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거나, 소식이 끊긴 사람들도 있다.

과거의 선수들은 모두가 한국프로야구의 소중한 자산이다. 특히 특정팀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프렌차이즈 스타들에 대한 예우는 특별해야 한다. 프렌차이즈 스타들을 활용한 ‘복고 마케팅’은 올드팬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과거의 스타들을 마치 종신 직원처럼 활용한다. 실례로 뉴욕 양키즈의 전설 중 하나인 요기 베라는 매년 양키즈 스프링캠프에 모습을 나타낸다. 특별 인스트럭터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그냥 산보하듯 캠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선수들과 담소를 나누는 일이 전부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즈의 밥 펠러, LA 다저스의 돈 뉴컴도 비슷한 역할을 했다. 메이저리그의 스프링캠프를 찾는 많은 팬들에게 이들의 모습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반면 우리는 프렌차이즈 스타 출신에 대한 예우가 충분치 않다. 기껏 코치로 몇 년 있다가 떠나면 친정팀과 인연이 끊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화 코치를 지내다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이종범, 롯데 코치로 간 장종훈, 두산 코치가 된 이상훈은 언제쯤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 OB베어스(두산의 전신) 원년 우승 주역 박철순, 삼성 라이온즈의 홈런왕 이만수, 해태 타이거즈(KIA 전신)의 강타자 김봉연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꼭 코칭스태프가 아니더라도 구단은 어떤 식으로든 이들과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스타들이 좀 더 자주 선수시절 뛰었던 팀과 관련된 이벤트에 모습을 드러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복고 마케팅’은 올드유니폼데이 같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프렌차이즈 스타들을 예우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사진제공:한국야구위원회]


(SBS스포츠 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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