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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표의 끝없는 기부…이번에 10억 원 쾌척

"그저 기부가 하고 싶을 뿐 대가를 바라서 하는 게 아닙니다."

제주시 구좌농공단지에서 농업 및 산업용 골판지 포장상자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인 월자포장 고추월(77·여) 대표가 12일 제주대에 장학금 10억원을 기부한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서다.

고 대표는 일제시대때 일본 구마모토(熊本)시에서 태어나 해방과 함께 제주로 건너와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오는 12일 제주대에 발전기금 10억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고 대표는 앞서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억1천만원의 발전기금을 제주대에 전달한 바 있다.

2003년부터 10여년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2억6천여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여러 사회 공헌 사업으로 여성최고경영자상,대통령표창, 만덕 봉사상, 2014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대상' 등의 상을 받았다.

고 대표가 애써 번 돈을 선뜻 사회에 기부하게 된 계기는 중학교 담임선생님의 따뜻한 배려에서 비롯됐다.

5남1녀 중 장녀인 고 대표는 집안사정이 좋지 않아 중학교 시절부터 과일을 외상으로 떼어다 팔며 어렵게 돈을 벌어야 했다.

고 대표는 "어리다고 나에게 외상을 주지 않아 당시 많이 속상했었다"며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다섯 남동생을 돌보며 돈을 버는 일은 10대의 나이에 버거운 일이었다.

수업을 따라가기는커녕 학교에 못 가는 일이 많았다.

당시 담임인 김국배 선생님은 그런 고 대표의 사정을 돌봐주며 졸업을 하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

졸업식을 하던 날 그는 '훗날 성공하면 반드시 선생님께 은혜를 갚겠다'고 다짐했고 40대에 이르러 어엿한 과일가게를 하다가 다른 사업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성공한 고 대표는 지난 1997년 은혜를 갚으러 선생님을 찾았으나 이미 돌아가신 뒤였다.

그는 대신 모교인 제주여자중학교와 제주여자고등학교를 찾아 1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기부를 시작했다.

고 대표는 아버지가 간 이식 수술을 하지 못해 힘들어하던 여고생을 위해 수술비를 대신 내주는가 하면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을 후원하기도 했다.

고 대표는 "기부는 무언가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제주시 구좌읍 출신으로 1984년 구좌읍 하도리에 월자포장을 설립, 지역농민들에게 저렴한 골판지 포장상자를 제공하는 등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월자포장은 오는 3월 창업 31주년을 맞이한다.

고 대표는 슬하에 4남을 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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