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범연의 썸풋볼] 2015년, 영국의 한국 선수들은 어디로?

[한범연의 썸풋볼] 2015년, 영국의 한국 선수들은 어디로?
201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새로운 시작을 위해 준비를 해오셨을 텐데, 다만 1월 1일이 “새해”가 아니라 1년의 중간이라고 느끼는 분들도 있으리라 봅니다. 특히 2015년 새해보다 겨울 이적 시장을 더 기대하고 있었다면, 빼지도 박지도 못하는 해외축구 마니아일 것입니다.

수산 시장의 새벽이 열리기 전에는 늘 경매를 위한 목소리가 분위기를 달궈주듯, 이적 시장 역시 수많은 소문과 소문들이 수면 아래 전쟁의 서막을 예고해주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올겨울에는 바르셀로나에서 흘러나오는 집안 다툼 소리가 온 동네를 쩌렁쩌렁하게 울린 덕분에 예년보다 소문이 많지 않은 느낌이군요.

그런 와중에도 프리미어 리그 각 클럽은 꾸준하게 소문을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아스날은 카바니에게 기록적인 제의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부터, 맨시티가 네이션스 컵 출전을 해야 하는 윌프레드 보니를 영입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그런 와중에도 한국 선수들의 이야기는 거의 들려오고 있지 않습니다만 각 선수들의 상황을 되짚어보고, 2015년 움직임을 예상해볼까 합니다. 예상은 예상일뿐,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그 맛에 이적시장을 기다리는 것이겠지만요.


1. 윤석영 (퀸즈파크 레인저스 - 프리미어리그)

최근 단단한 입지를 굳힌 듯한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 주전 자리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자신의 장점을 어필했다기 보다는 경쟁자들의 부진이 컸다고 할까요. 실제 경기장에서도 팬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특히 윤석영 선수에게서 가끔 어이없는 패스 실수가 나올 때면 즉각 야유를 보내고는 하죠.
하지만 윤석영 선수는 늘 그런 반응을 한순간에 뒤집어 버리는 플레이를 선보입니다. 특히 롱 킥의 궤적이 팬들을 가장 매료시키는 무기인데요, 수비에서 공격수를 향해 빠르게 연결하기 원하는 해리 레드냅 감독의 입장에서는 흐뭇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많지 않은 공격 가담 가운데 의외의 슈팅 기회를 만들어내는 모습도 훌륭하지요.
윤석영 선수가 자신의 입지를 지키려면 경기 내에서의 기복을 줄여야 할 것입니다. 아주 간단한 실수를 하지 않게 조심해야 하죠. 만족할 만한 선수가 없다면 숫자가 충분히 있어라도 새로운 영입을 하고야 마는 레드냅 감독인 이상, 리그 후반기에는 조금 더 안정된 모습을 보여야 하겠습니다.

이적 가능성 :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본인이 QPR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QPR에서도 좋은 제의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1월 이적 이장에 내놓을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후반기 성적에 따라 여름 이적 시장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2. 김보경 (카디프 시티 - 챔피언십)

사실 가장 활발하게 새 팀을 물색해야 하는 입장입니다만, 영국 언론의 시야에서 벗어난 카디프임을 고려해도 너무 조용합니다. 계약 만료까지 6개월 남은 상황에서 카디프는 김보경 선수를 팔아 주급을 아끼고 이적료를 벌고 싶을 테지만 현 상황에서 이적료를 지급하며 데리고 갈 팀이 나타날지는 미지수입니다. 김보경 선수로서는 지난여름 셀틱과의 연결이 있었을 때 옮기지 못한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이적 가능성 : 적어도 여름에는 반드시 새 팀을 찾아야 하지만,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겨울 이적 시장을 노리는 쪽이 좋습니다. 일부 소규모 언론에서 셀틱이 다시 접근할 가능성이 제기하고 있긴 합니다. 김보경 선수가 팀을 떠난다면 아시아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보다는 일본 복귀나 중국, 중동이 되겠지요. 중국이나 중동이라면 카디프가 만족할만한 이적료와 적절한 주급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 번 유럽을 벗어난 뒤 다시 유럽 무대로 복귀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를 잘 알고 있을 김보경 선수이기에 계약 만료까지 기다렸다가 유럽 내에서 새 팀을 물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지


3. 이청용 (볼튼 원더러스 - 챔피언십)

명실공히 볼튼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지만, 계약이 6개월 남은 것은 이청용 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애가 타는 쪽은 이청용 선수가 아니라 소속팀일 것입니다. 감독이 아시안 컵 출전으로 인한 공백부터 어떻게 메울지 울먹이는 인터뷰를 할 정도이니 계약 만료로 팀의 중심을 잃을까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을까요. 더군다나 볼튼은 리그 초반 극심한 부진을 딛고 순위를 끌어올리고 중입니다. 승격의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이청용 선수의 존재가 필수적이죠. 이 때문에 겨울 이적 시장 동안 이청용 선수의 이적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 클럽 측도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적 가능성 : 아시안 컵 기간에 볼튼의 성적에 달려있습니다. 현재 승격 플레이오프 커트라인 6위와는 11점이나 차이가 나는 상황이지만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청용 선수가 없는 기간을 잘 이겨내고 승격의 희망을 유지한다면 이적료 한 푼 받지 못한 채로 에이스를 잃을 위험을 각오하고서라도 이청용 선수를 잡을 가능성이 높지만, 승격 가능성을 접고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한다면 적은 돈이라도 챙겨야 합니다. 특히 볼튼의 재정 상태는 상당히 나쁘서 클럽 최고 수준인 이청용 선수의 주급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겠지요. 볼튼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이청용 선수의 판매에 나설 것입니다.
이 경우 누가 살 것인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현재 특별한 소식은 없지만, 아시안 컵이라는 기회를 잘 잡는다면 프리미어 리그 이적까지도 노릴 수 있을 듯합니다. 특히 이청용 선수가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오히려 더 좋은 활약을 펼쳐왔기에 중앙의 연결 고리가 빈약한 팀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청용 선수의 팬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타 리그 이적의 여지도 있겠습니다.


4. 기성용 (스완지 시티 - 프리미어리그)

지금까지 기성용 선수의 상한가는 2014년 월드컵 직전이었습니다. 팀을 여러 번 옮기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분명히 보여주었고, 중앙수비수부터 공격형 미드필더 등 그라운드의 중심 모든 자리를 아우를 수 있는 멀티 능력까지. 당시 기성용 선수를 보러 모인 스카우트들 중에는 세계 탑 클래스 클럽 소속도 있었다 합니다. 브라질에서의 한국 대표팀 경기력이 무너지지만 않았어도 기성용 선수의 소속팀은 또 한 번 달라져 있었을 것입니다.
올 시즌에도 꾸준한 활약을 보이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소속팀의 거의 모든 경기를 소화하며 지친 기색까지 보여온 터라 아시안 컵이 리그 후반기에 어떤 요소로 작용할지 미지수입니다.

이적 가능성 : 올겨울 옮길 가능성은 극히 작습니다. 재계약을 한 지 반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클럽도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고, 기성용 선수 본인도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클럽의 핵심 선수로 꼽히는 윌프레드 보니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 충분한 돈만 지급된다면 얼마든지 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의 스완지이니만큼 마음이 급한 클럽이 있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7월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기성용 선수에게는 이적을 위한 최적인 시기죠. 한 시즌을 더 남게 된다면 2016년 여름에는 모든 클럽의 시선이 유로2016에 쏠리게 됩니다. 2018년까지 연장된 계약이기에 2017년 또한 선수와 클럽 양쪽 모두에게 좋은 시기가 되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어린 나이에 큰 클럽으로 옮길 기회를 마다하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아가 2018년 월드컵을 준비해야 하는 시즌을 새 팀에 적응하며 보내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영국을 벗어날 가능성은 낮습니다. 기성용 선수의 몸값은 최소 2천만 파운드부터 시작할 것으로 생각되는 가운데 예상되는 주급 액수까지 생각한다면 프리미어 리그 바깥에서는 감당할 수 있는 클럽이 많지 않습니다. 나아가 본인이 영국을 벗어날 필요성을 느낄지 의문입니다.
영국의 빅클럽들은 모두 기성용 선수에게 관심을 가질 여지가 있습니다. 중원 보강이 가장 절실한 클럽은 아스날과 리버풀이며, 두 팀 모두 스완지와 기성용 선수를 만족하게 할 액수를 제시할 능력이 있습니다. 아스날은 기성용과 몸값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사우스햄튼의 모르강 슈나이덜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리버풀은 스티븐 제라드의 공백이 벌써 걱정될 수 있습니다. 기성용 선수의 행선지로 리버풀이 가장 유력할지도 모르는 이유입니다.

맨유는 고민이 많습니다. 마이클 캐릭의 대체자는 물론 대런 플레처의 경기력이 완전히 돌아올지, 또 경기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안데르 에레라의 거취는 어떻게 될지 등등. 해당 선수들이 리그 후반기에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기성용 영입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맨유는 박지성 선수를 활용한 한국 마케팅의 맛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클럽입니다.

맨시티는 야야 투레가 안정된 경기력을 보일지 의심을 받고 있고, 수비력만큼은 인정받지만 공격 연결이 여전히 아쉬운 페르난지뉴 등 두 파트너의 어느 쪽도 다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두 선수와 완전히 다른 느낌의 기성용 선수를 우선순위에 올려두진 않을 것입니다. 첼시 역시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마티치 이후의 옵션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성용 선수는 조세 무리뉴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기에 가능성은 낮습니다.
빅클럽 이외에도 기성용 선수를 노릴만한 클럽은 존재합니다. 많은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새로운 중계권 계약 적분에 재정적으로 풍족하며, 에버튼, 뉴캐슬 등 기성용 선수의 몸값을 지급할 수 있는 클럽은 다수 있습니다.


2015년 동안 한국 선수들을 맞아들일 새 둥지는 과연 어디일까요? 행복한 고민에 빠질 선수도 있고, 절박함을 느낄 선수도 있습니다. 모두에게 행운이 따르는 2015년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