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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히 주문하면 커피 반값"…씁쓸한 이벤트

<앵커>

어제(6일) 뉴스 마치면서, 이름 부르고 정중하게 커피를 주문하면 커피값을 절반만 받겠다는 한 커피 전문점 행사를 제가 잠시 언급했었는데요. (▶관련 뉴스 : 신동욱 앵커의 클로징)

실제로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류란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습니다.

<기자>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아메리카노를 반값에 팔겠다." 한 커피 전문점이 시작한 이벤트입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공손한 말투'로 주문해야 합니다.

처음이라 어색하다, 당연한 걸 이벤트까지 하니 새삼스럽다, 반응은 다양합니다.

[성함이 어디에? 아 그럼. 안녕하세요, 영주 씨, 맛있는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이런 식으로?]

[박제연/서울시 중구 : 평상시에도 그래요. 보통 커피 주세요, 이렇게 하면 좋잖아요. (나이가 더 어린 분인데요?) 아 그럼. 우리 아들 정도밖에 안 먹었어. 우리 아들 서른 살 넘었는데? 서른 살 안 넘었잖아요?]

[정동수/커피매장 점원 : 어떤 분은 자기는 죽어도 안 하시겠다고 얘기를 하셔서 그냥 하이파이브만 (할 테니) 할인해 달라고.]  

업체나 점주의 지시를 받았는지 정중한 주문을 유도하려는 점원들이 안쓰럽게 보였습니다.

[점원 : 저렇게 말씀해 주시면….]

[손님 : 해주면 좋고.]

[손님 : (이게 직원분한테 친절하게 주문하면 할인해 준다는 이벤트거든요.) 응, 알았어. 그럼 하나 더 줘.]

비슷한 시각 다른 커피 전문점을 살펴봤습니다.

[손님 : 따뜻한 아메리카노.]

[점원 : 사이즈는 어떻게 할까요?]

[손님 : 대충.]

[점원 : 작은 걸로 드릴까요?]

[점원 : (원래 저런 경우가 많아요?) 네, 되게 많아요. 젊은 사람들도 많아요. 반말하고 욕하시는 분들. (욕을 해요?) 네, 빨리 안 나온다고.]

[김민수/청년유니온 위원장 : 진상 고객이라고 표현을 하죠. 막말을 한다든지 무리한 요구를 한다든지. 이런 것에서 굉장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오늘 이벤트를 시작한 업체는 손님들이 어떻게 주문하든 예외 없이 커피값을 반으로 깎아 줬습니다.

점원들을 인간으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입니다.

이런 당연한 예의조차 경제적 혜택을 끌어들여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세태가 씁쓸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설민환,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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