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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내가 샤오미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취재파일] 내가 샤오미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 전화를 험하게 써서일까? 많이 써서일까? 하루 100통 이상 전화를 걸고 받는 게, 때로는 1시간 이상 통화하는 게 드물지 않은 직업이기에, 급하게 돌아다니는 일도 많기에 전화기도 그만큼 혹사당했다. 또 많이 떨어뜨리기도 했다. 또 제조사들은 새 전화에 익숙해져 이제 새것 티를 벗었을 때쯤이면 꼭 또다른 신제품을 들고 나와 나를 유혹했다. 이전엔 전화를 걸고 받고 문자를 주고 받는 용도였으나, 지금은 전화 외에도 인터넷 서핑, SNS, e-book 읽기, 뉴스 모니터링, 때로는 취재현장에서 사진과 동영상 촬영 등등, 온갖 용도로 활용한다. 그래서 휴대전화 하나를 2년 온전히 채워 쓰는 게 쉽지 않았다. 10년 넘게 회사 다니면서 참 전화를 많이 바꿨다. 회사에서 바꿔준 것 말고도 말이다.

- 입사 이후 이제까지 써온 전화를 보면,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베이지색 2G폰부터, 햅틱, 가로본능으로 불리던 전화도 있었고, '블랙잭'이라고 했던 삼성의 초창기 스마트폰 모델도 있었다.(쿼티 자판...블랙베리를 복사한 듯한 디자인.) '옴레기'라는 불명예스런 이름으로 불렸던 전지전능 옴니아도 고액을 지불하고 구입해 쓰기도 했다. 그리고 갤럭시 시리즈, S1과 노트2를 썼다. 그 사이에 아이폰4도 경험했고, 최근엔 구글의 레퍼펀스폰 넥서스5를 사용했다. 유심을 바꿔 끼워 쓰기도 했고, 휴대전화 2대를 갖고 다니던 시절도 있었다. 아무튼 평균 1년 정도씩은 썼던 것 같다. 아이폰4와 넥서스5를 제외하곤 거의 전부 삼성전자에서 만든 것들이었다. 회사의 기종 선택 탓도 있으나, 블랙잭, 옴니아를 샀던 데서 드러나듯 나는 '삼성빠'였던 셈이다.

- 2015년 새해를 앞두고 2014년 12월, 나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물색하고 있었다.
 
넥서스5를 1년 정도 잘 쓰곤 있었지만, 아무래도 자잘하게 불편한 점이 있었다. 결정적인 건 통화 녹음이었다. 12월부터 담당 업무가 바뀌면서 전화 인터뷰할 일이 잦아져는데 넥서스5엔 통화 중 녹음 기능이 기본 탑재돼 있지 않았다. 별도의 앱을 깔았지만 내 음성은 크게 녹음됐으나 정작 중요한 상대방 음성은 모기 소리만 하거나 그나마도 잘 들리지 않았다.

넥5 구입 이후 1년 동안 넣어뒀던 갤럭스 노트2를 다시 꺼내 썼다. 액정이 박살나 한번 갈았고(이놈의 설탕 액정!), 전원 버튼이 잘 눌리지 않는데다 여러 차례 떨어뜨리는 바람에 배터리 케이스도 잘 맞물리지 않고... 등등을 제외하면 아직 쓸만했다. (갤럭시 노트2 자체는 참 잘 만든 제품이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다만 주변에 너무 흔하고, 오래 쓰고 많이 보다 보니 좀 지루해졌다고 할까. 사견이나 매력적이진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임시방편, 새 전화가 갖고 싶었다.(그 사이 또 떨어뜨려 액정에 잔금이 주루륵 가버렸다.) 

-엣지나 G3캣6같은 삼성, LG의 새로운 기기들도 끌렸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이기도 하고 원체 비쌌다. 백만 원에 육박하는 돈을 지불하고 새 전화를 사기는 싫었다. 아이폰 6나 6 플러스도 유혹적이었지만 가격은 마찬가지였고, 더군다나 회사의 모바일 시스템은 안드로이드에만 적용됐다. 아이폰은 또 넥5처럼 녹음 기능이 걸림돌이기도 했다.
 
여기에 언젠가부터 약정에 얽매이지 않고 싶었다. 보통 2년 약정이라, 보조금도 받고 할부를 하기 때문이긴 하지만 2년 동안은 꼼짝없이 그 전화를 써야 했다. 이를 위반하면 벌금(위약금)을 내야 했는데 그런 족쇄가 없었으면 싶었다. (넥서스5도 약정 없이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구입한 것이긴 했다. 기대했던 넥서스 6는, 너무 비싸졌다.)
취파_600

- 결국 큰 돈은 들이기 싫고 약정도 아니었음 하는 건데 그러려면 적당한 공기계를 중고로 사야 하나 싶었다. 그러면 또 새로운 제품을 원하는 마음엔 차지 않고... 이래저래 갈등하다 발견한 게, 그렇게 많이 듣고서도 지나쳤던 그 이름, '샤오미(小米)'...좁쌀이었다.

'대륙의 실수'라던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구입해 살짝 맛은 본 상태였지만 과연 샤오미 스마트폰은 어떤 제품일까? 삼성과 애플 제품을 고루 잘 베꼈다(?)는 평이 맞는 건지, 정말로 파격적인 가격에 괜찮은 성능이라, 가성비가 훌륭한지 써보고 싶었다. 국내엔 시판되지 않고 있었는데 알아보니 역시 방법이 있었다. 많았다.

- MI4가 최신 제품인 것 같은데, 이 제품은 40~50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그냥 지르기엔 좀 비쌌다. 그래서 약 17만 원에 살 수 있다는, 홍미노트 4G(LTE)를 골랐다. 사양은 대충 보니 갤럭시 노트와 비슷한 듯한데 가격은 거의 4분의 1 내지는 5분의 1이다. 가격 외에도 이미 얼리어댑터들은 많이 구입해 쓰고 있는 듯했으나 내 주변엔 아무도 쓰고 있지 않다는 점이 더욱 끌렸다.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사이트라든가, 중고를 찾으면 더 저렴하게도 살 수 있었겠지만 빨리 받고픈 마음에다 여러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어 20만 원 정도를 지불하고 모 업체를 통해 구매대행으로 샀다. 택배 등 제반비용과 케이스까지 포함된 가격이었다. 결제를 마친 지 주말 포함해 닷새 만에 도착했다.

그렇게 구입한 '홍미노트'는 어땠는가. 한글 패치를 깔아야하는 것부터, 유심을 바꿔 끼면서도 그렇고 분명 불편한 점은 좀 있었다. 하지만 일주일 정도 사용해본 지금은 만족스럽다.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가 탁월하다.

- 홍미노트를 손에 쥔 뒤 기사를 보니 출시한 지 15개월 지난 갤럭시 노트3의 보조금을 각 통신사들이 대폭 올렸다. 대충 보니 노트3를 구입하는 데 20만 원도 들지 않을 것 같다. 홍미노트보다 갤노트3가 싸져버렸다.

일전에 만져본 갤노트3는 역시 노트2가 그랬듯 잘 만든 기기였다. 잠깐 아차 싶었지만, 이미 나는 홍미노트 유저가 돼 버린 데다, 애초에 새 전화기를 찾던 조건에 노트3는 보조금이 늘어났더라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했다. 2년 약정에(고가의 요금제까지), 보조금은 어디까지나 보조금일뿐 노트3가 고가라는 점은 바뀌지 않았고, 또 주변에서 노트3 역시 많이들 쓰고 있으니. 

- 샤오미 전화 역시 쓰다보면 문제가 더 많이 눈에 띌 것이다. 아이클라우드 같은 샤오미 계정도 쓰지 못하고 있고 그외 작동되지 않는 것도 여럿 있다. 설정해놓은 게 어떤 이유에선지 자동으로 해제되기도 하고 그렇다.

다만 보조금이 얼마냐(때로는 불법 보조금), 언제, 어느 나라, 어느 대리점에서 구입하느냐에 따라 고객이 되기도 '호갱'이 되기도 하고, 제값 준 게 맞는지 속고 산 건 아닌지 의심해보게 되고, 스마트폰이면 으레 50~60만 원, 최신폰이면 100만 원이 당연한 것처럼 여겼던 그동안의 패턴... 여기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가성비 못지 않게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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