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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백신만 믿고있다가…구멍 뚫린 방역

<앵커>

구제역은 소나 돼지처럼 발굽이 갈라진 가축이 말 그대로 입과 발굽에 걸리는 전염병입니다. 입 안에 염증과 물집, 발굽에도 물집이 생기고 고열을 앓는데, 치사율이 최고 80%나 됩니다. 인체에는 해가 없지만 가축에겐 무서운 전염병인 것이죠.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구제역으로 무려 3조 원의 피해를 입은 뒤에 구제역 백신을 도입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에 또 구제역이 확산 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표언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국에서 구제역이 가장 많이 발생한 충북의 한 방역 초소입니다.

주요 길목에 설치한 이른바 '거점 소독소'지만 차량 소독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거점소독소 방역대원 : (방역하시기 전에 교육 받으셨어요?) 그런 거 전혀 없는데요. 그냥 초소 근무나 하는 거죠.]  

다른 방역 초소도 아르바이트생 1명이 자리를 지킬 뿐입니다.

거점 소독소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방역이 부실하지만 정부는 백신 접종만 하면 구제역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준원/농식품부 차관보 : 구제역은 권장 백신프로그램에 따라 접종할 경우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만큼 농가에서 철저히 백신을 접종해 줄 것을 특별히 부탁드립니다.]    

백신만 믿는 사이에 구제역은 충청을 벗어나 수도권과 경북까지 뚫었습니다.

차량의 이동을 통제하고 축산 시설의 일제 소독을 실시한 건 구제역이 발생한 지 한 달이나 지나서였습니다.

[서상희/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 백신만 하면 된다고 농민들에게 너무나 확신 시킨 것이 구제역이 발생빈도가 올라가는 상황으로 온 것 같습니다.]  

지자체와의 엇박자도 문제입니다.

구제역 감염 돼지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상당수 지자체들은 접종이 까다롭다는 이유로 돼지에 대한 백신 접종을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축산과 공무원 : 모든 농가(접종)는 못하고 소만 하고 있어요. 돼지는 농가에서 해요.]  

초동 방역 실패와 엇박자 방역이 계속되면서 구제역은 경기도를 비롯한 4개 도에서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영상편집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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