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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못 갚자 "강도당했다"며 자작극 벌인 20대 입건

빚 못 갚자 "강도당했다"며 자작극 벌인 20대 입건
친구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하게 되자 "강도당했다"며 자작극을 벌인 20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어제(5일) 오후 9시 10분 부산시 수영구에 사는 김모(29) 씨는 빌려간 돈의 이자를 주려고 온다던 친구 이모(29) 씨에게서 다급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차를 몰고 가다가 강도를 만나 흉기에 찔렸다"는 것이었습니다.

놀란 김 씨는 "운전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 씨는 "견딜만하다"면서 "운전해서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5분쯤 뒤 자신의 집 앞에 도착한 이 씨가 피에 젖은 휴지로 배를 움켜쥐고 있는 것을 보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 씨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부산시 동래구의 한 아파트 근처에서 교행 문제로 승강이를 벌이던 덤프트럭 탑승자가 갑자기 흉기로 찌르고 72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다"면서 "친구에게 이자로 줄 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김 씨에게 "이자는 꼭 주려고 했는데…"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신고를 접수한 부산 남부경찰서와 강도사건이 발생했다는 동래경찰서에 비상이 걸려 형사들이 현장에 급파됐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씨의 언행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강도에게 흉기로 찔렸는데 곧바로 신고하지 않고 2㎞ 이상 떨어진 친구 집까지 차를 몰고 간 것이 이상했고, 그 정도로 침착한 사람이 강도 용의자의 인상착의 등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김 씨를 비롯한 친구들에게 거액의 빚을 진데다가 이자를 제때 주지 못해 독촉을 받는 상황이었다는 것도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를 김 씨에게 슬쩍 알려줬고, 김 씨의 설득 끝에 이 씨는 자작극임을 실토했습니다.

이 씨는 경찰에서 "오후 8시 30분 수영구에 있는 모 대형마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트렁크에 있던 낚시용 칼로 자해했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경찰은 이 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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