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외국 스타들,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참 세련되고 멋지죠?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아저씨' 스타일을 거부하고 멋과 품위를 추구하는 중년 남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기품이 있다는 뜻의 '로열'과 멋쟁이 남성을 뜻하는 '댄디'를 합쳐 '로열 댄디'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런 '로열댄디' 족이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트렌드 연속기획,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44살인 이상호 씨의 2년 전 옷차림입니다.
점퍼와 스웨터, 바지까지 자신이 고른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마음에 들 때까지 입고 또 입어 보고, 자신에게 맞는 옷이다 싶으면 값비싼 옷도 주저하지 않고 삽니다.
[이상호, 44세/대기업 차장 : 제 체형에 맞는 옷을 고르고 구입하고 수선할 때 스스로에게 느껴지는 만족감.]
이 씨처럼 어느 정도 구매력이 갖고 있으면서 멋과 품격을 추구하는 40대 이상의 이른바 로열댄디들은 패션시장에 변화를 몰고 왔습니다.
이들을 겨냥해 한 백화점은 축구장 절반 넓이의 중년 남성 전용 매장을 열었습니다.
한 패션업체는 상대적으로 유행을 타지 않는 박스형 양복 생산을 줄이고 몸에 착 붙는 슬림형 양복을 양복 생산량의 50%까지 늘렸습니다.
[이영애/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 : 시장에서 자극받는 욕구와 내재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결합하면서 이들(로열댄디)을 주요 목표로 하는 시장이 유지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로열댄디들이 비싼 물건만 찾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하나 따져가며 까다롭게 상품을 고르는 것도 이들의 특징입니다.
[최남호, 43세/대기업 팀장 : 기존 튜브형 선크림은 손에 묻고 끈적여서 불편했는데 이건 써 보니까 손에도 안 묻고.]
유행에 둔감했던 중년 남성들이 자신들을 가꾸는 소비에 눈을 뜨면서 무시해선 안 될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서진호,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