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에 300원" 개비 담배도 등장…단속 '고민'

<앵커>

담뱃값이 오르자 한 개비씩 파는 '개비 담배'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개비 담배 판매는 불법이지만 이걸 사서 피우는 사람들이 대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어서, 단속을 해야 할 지 말지 정부는 고민하고 있습니다.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가판대입니다.

판매대 위에 담배가 한 개비씩 팔리고 있습니다.

[담배 가게 직원 : (개비 담배 판매가 많이 늘어나지 않았어요?) (담뱃값 오르고) 몇 사람 늘어나긴 했어요.]

개비당 2백 원이었던 가격도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3백 원으로 올랐습니다.

[담배 가게 직원 : (한 개비에 얼마에요?) 하나에 300원이요.]  

한 갑을 다 사기엔 가격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나, 금연을 결심했지만 흡연 욕구를 참지 못해 딱 한대만 피려는 사람들이 주로 개비 담배를 찾고 있습니다.

[개비 담배 구매자 : (담배) 끊으려고 애쓰다가 못 참으니까 한 개비 피우려고 산 거예요. 담뱃값도 많이 오르고….]  

개비 담배 판매는 불법입니다.

단속에 걸리면 1년 이내의 영업 정지나 2백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일부 구청에선 판매를 막기도 합니다.

[동네 마트 직원 : 얼마 전까지는 팔았어요. (구청에서 공문을 보내서) 지금은 못 팔고 있는데….]  

하지만 담배 판매업소를 관리하는 기획재정부는 단속에 나서는 데 신중한 입장입니다.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이 개비 담배를 많이 찾기 때문입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 : (단속은) 지자체에서 알아서 하는 건데, 지금까지 계속 팔아왔던 걸 이제 와서 막는다는 게….]  

아예 담배를 직접 말아서 피겠다는 흡연자들도 생겼습니다.

담뱃잎과 담배 종이 그리고 필터를 따로 사서 담배를 만들면 비용이 절반 이하로 줄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는 담배를 마는 영상이 등장했고, 외국산 담뱃잎 등 담배 재료를 파는 매장도 늘어났습니다.

(영상취재 : 안일상, 영상편집 : 김지웅, VJ : 정민구, 화면출처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