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울 집회서 첫 확성기 일시보관 조치

집회 소음 기준이 강화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시행된 이래 처음으로 서울에서 경찰이 집회 주최 측의 확성기를 압수해 향후 경찰의 적극적인 집회 소음 관리 조치가 예상됩니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동 SK빌딩 앞에서 열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조가 주최한 집회에서 소음이 일정 기준이 넘어서자 경찰이 집회 측이 사용한 확성기를 빼앗아 일시 보관 조치를 했습니다.

개정된 집시법 시행령은 광장과 상가 주변의 소음이 주간에 75데시벨을 초과하면 경찰이 기준 이하의 소음 유지, 또는 확성기 등의 사용중지 명령, 확성기 일시보관 조처를 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당시 집회에서의 소음이 기준치를 넘어서자 오전 8시 50분쯤 기준치 이하로 소음을 유지할 것을 명령한 뒤 오전 9시 15분쯤 확성기 사용중지 명령을 내리고서 정오쯤 확성기를 압수해 일시보관했습니다.

경찰은 일시보관한 확성기를 집회가 해산된 뒤 주최 측에 돌려줬습니다.

개정된 집시법 시행령이 지난해 10월 22일 시행된 뒤 경찰이 확성기 등을 일시보관한 사례가 11차례 있었지만 서울에서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서대문구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감하는 법치질서'를 올해 모토로 삼고 집회소음 최소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경찰의 적극적인 집회소음 관리가 예상됩니다.

강 청장은 "법령의 절차에 따라 소음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부득이 협조가 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소음사용 중지명령과 일시보관 조치 등을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확성기 일시보관 조치를 하면 집회 참가자 측과 물리적 마찰이 생기지만 집회에서의 악성 소음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