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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죽을 권리' 운동가 데비 퍼디 별세

불치병을 진단받고 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등 '죽을 권리'를 주창해온 영국 여성 데비 퍼디가 51세를 일기로 숨졌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30일 BBC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퍼디는 1년 가까이 음식 섭취를 거부한 끝에 지난 23일 브래드 포드의 한 호스피스 병원에서 별세했습니다.

남편 오마르 푸엔테는 성명에서 "아내가 원하는 대로 마지막 생을 평화롭고 존엄하게 보낼 수 있게 도와준 병원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1995년 다발성 경화증을 선고받은 퍼디는 스위스의 안락사 지원 전문병원인 디그니타스로 가려다가 동행하게 될 남편이 14년형의 처벌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남편이 안락사를 도와도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소송을 내 2009년 대법원에서 승소했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안락사 조력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담은 법률이 명확하지 않아 개인의 사생활과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검찰은 안락사 지원자에 대한 기소 여부 결정과 관련된 규정들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영국 검찰은 2010년부터 안락사 조력자 기소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시행해 왔습니다.

영국은 안락사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1993년 3년 이상 식물인간 상태로 있는 경우 영양공급장치를 제거해도 좋다는 판결 이후 여러 판례에서 '죽을 권리'를 인정하면서 안락사를 용인하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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