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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모유 거래 주고객이 부유층 남성?…변종 성매매 기승

[월드리포트] 모유 거래 주고객이 부유층 남성?…변종 성매매 기승
청조 말 여성의 몸으로 절대 권력을 누리며 무려 48년간 권좌에 앉았던 서태후(1835년~1908년)는 74세까지 천수를 누렸습니다. 장수만 한 것이 아니라 70대에도 3,40대 피부와 탄력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그 비결은 다름 아닌 모유였습니다. 매일 아침 신선한 모유를 마시고 저녁이면 모유로 전신 목욕을 하며 젊음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당시 세도가 집안의 젊은 여인들은 서태후의 눈에 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모유 진상에 나섰다고 합니다. 태후를 위한 유모를 꿈꾼 겁니다.

절대 권력의 향유물이었던 모유 수유가 금세기 중국에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나이마(나마)로 불리는 수유 여성들로부터 직접 모유를 받아 마시는 서비스가 중국 부유층 남성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모유 거래 자체는 중국에서는 법적인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설립된 모유은행을 통한 거래만 합법적으로 인정될 뿐 다른 방식의 중개거래나 직거래 모두 불법입니다. 모유은행에서 거래되는 모유는 200ml 당 대략 2천 원 정도에 팔립니다.
유모
‘하늘이 내린 보양식’으로 불리는 모유는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여주고 소화 흡수에도 탁월해 병을 앓았거나 기력이 쇠약해진 성인에게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산 후 자기 아이에게 먹일 양 보다 많은 모유가 나오는 여성들은 잉여의 모유를 유축해 보관해 이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증하거나 판매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전업주부나 출산 직후 직장여성들에게는 쏠쏠한 돈벌이가 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모유를 원하는 사람들이 자기 아이에게 부족한 모유를 보충해주려는 엄마들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유모
베이징이나 상하이, 선전, 광저우, 난징 등 대도시에서는 모유 거래를 알선하는 중개업소들이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성업 중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유모를 소개해 주는 업체들입니다. 처음 시작은 분유파동을 겪은 후 국산 분유는 못 믿겠는데 모유는 잘 안도는 엄마들이 젖먹이에게 영양 보충을 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훈훈한 서비스였습니다. 어린 심청을 위해 젖동냥에 나섰던 심 봉사의 심정이었을 겁니다. 그러던 것이 조금씩 변질돼 요즘은 엄마들이 아닌 돈 푼께나 있는 부유층 남성들로 주 고객이 바뀌었습니다. 자기 집에 자기 혼자만을 위한 전용 유모를 두는 게 일종의 부의 상징이 된 겁니다. 직접 중개사이트를 가보니 하룻밤 수유에 2천 위안, 우리 돈 약 40만원 정도였고, 1달 입주 수유 서비스는 2만 위안, 우리 돈 4백만 원, 이런 식이었습니다. 1회 수유는 서로 간에 합의된 장소에서 이뤄지며 수유의 방식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중국법상 불법으로 처벌하기가 곤란한 수준입니다.
유모
하지만 최근 중국 공안당국에 적발된 성인유모 중개사이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갔습니다. 단순한 수유를 넘어 성매매 수준으로 변질된 겁니다. 유모와의 매춘이 더해지면서 서비스 가격은 적게는 서너 배에서 열 배까지 올라갔습니다. 그제(29일) 공안당국은 해외에 서버를 둔 중개사이트를 통해 수 개월간 2백 명이 넘는 성인남성들에게 ‘유모’를 소개해주고 성매매까지 알선한 브로커 1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변종 성매매 알선 죄를 적용한 겁니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수 천명씩 회원을 거느린 유모 중개사이트가 쉽게 눈에 띄는 상황이라 적발된 브로커나 유모 구인자들 말고도 쇠고랑을 찰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을 겁니다. 베이징 TV 채널인 B-TV 등 주요 언론에서도 기자 현장 르뽀 형식으로 성인 유모 변종 성매매를 기획 기사로 다루고 있습니다. 감히 서태후를 꿈꿨던 중국 부유층의 기상천외한 일탈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성의 상품화가 급기야 성스러운 모성까지 욕되게 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에서 자본주의 그림자 속에서 휘청거리는 중국 사회의 고민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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